반도체 분야에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시대의 ‘주연’이 신경망처리장치(NPU)라면 LLW(low latency wide·저지연 광대역폭) D램과 LPDDR5T, LPCAMM 등 고성능·저전력 D램은 ‘주연급 조연’으로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온디바이스 AI가 적용된 제품을 제대로 구동하려면 이렇게 성능 좋은 D램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해서다.

AI에 최적화 '고성능·저전력 D램' 줄줄이 출시
시장 흐름을 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내 LLW D램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LLW D램은 입출력단자(I/O)를 늘려 종전 D램 대비 데이터 처리 용량(대역폭)을 확대한 제품이다. 프로세서에 가깝게 배치해 활용하면 일반 D램 대비 전력 효율이 70% 정도 향상된다.

온디바이스 AI는 인터넷 연결 없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기기 자체적으로 추론·연산을 처리한다. 기존보다 용량이 더 크고 추론·연산 속도가 빠른 D램과 낸드가 필요하다. LLW는 기존 LPDDR에서 대역폭을 늘려 실시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더 빠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이어 LLW D램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오는 17일 내놓는 갤럭시S24 시리즈에 LLW D램을 장착했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개발한 PC·노트북용 D램 신제품 LPCAMM도 온디바이스 AI 맞춤형 제품이라는 평가다. 종전 제품(DDR)과 비교해 성능은 최대 50%, 전력효율은 최대 70% 높은 제품이다.

SK하이닉스가 지난해 11월 상용화한 최첨단 모바일용 D램 LPDDR5T도 온디바이스 AI 제품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풀HD급 영화 15편 분량의 데이터를 1초 만에 처리하는 이 제품은 모바일용 D램 가운데 데이터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르다. 온디바이스 AI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딱 맞는 D램으로 평가받는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