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보잉737 기종 운영 매뉴얼 일부가 발견됐다. 손으로 뜯어낸 듯 구겨진 채 발견돼 급박했던 사고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2일 MBN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난 여객기 파편 주변에서 해당 기체에서 수치가 빼곡하게 기록된 보잉737 운영 매뉴얼 서너 장이 발견됐다. 사고 당시 충격으로 해당 기체에서 튕겨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QRH(Quick Reference Handbook)로도 불리는 항공기 매뉴얼은 보통 2000쪽에 이를 정도로 두껍다. 기체마다 기장석과 부기장석에 각 1권씩 2권이 비치된다.보도에 따르면 발견된 매뉴얼 페이지에는 보잉 737-800 기종이 랜딩기어를 내린 상태에서 최소 동력으로 날아갈 수 있는 거리가 적혀 있다. 일부 페이지에는 물 위에 비상착륙 하기 위한 '수면 불시착' 절차 관련 내용도 담겼다.발견된 매뉴얼에는 의도적으로 뜯어낸 것으로 보이는 자국도 남아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엔진 두 개가 모두 꺼진 상태에서 기체를 착륙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 흔적이라고 추정했다.고승희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장이) 부기장한테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지 알아보자, 또 얼마나 대응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며 매뉴얼을 꺼낸 것 같다"고 짚었다.김광일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도 "다 펼쳐놓고 볼 수 없으니 필요한 부분만 급하게 뜯어서 (수치를) 계산하고 판단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