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태영건설 '꼬리자르기' 의심…"SBS 대주주 자격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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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일가, 태영건설 지원 대신 지주사 살리기 행보
채권단 대출 담보·PF 사업장 상황 등에 따라 워크아웃 셈법 달라
태영그룹 윤석민 회장이 약속했던 태영건설 지원 대신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에 자금을 출연하면서 태영건설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채권단 사이 커지고 있다.
이대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무산돼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태영의 SBS 대주주 자격이 유지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 채권단 반응 '격앙'…"SBS 운영 자격 되나"
7일 업계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5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416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태영 측은 앞서 윤 회장이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금액인 416억원을 출연해 태영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는 대신 티와이홀딩스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대체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국과 채권단은 당장 태영건설에 지원되는 자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즉시 기본 전제조건을 지키라고 강조했는데도, 이와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이라며 "이 출연 금액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부동산 경기 악화 국면에서 정상화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태영건설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의심도 나온다.
사재를 출연하면서까지 워크아웃에 돌입하기보다 법정관리에 대비해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 상환, 자본 확충을 하면서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인 SBS 지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태영 측 행보는 태영건설로 사재출연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워크아웃 무산을 염두에 두고 대주주 살리기 및 SBS 지키기에 나선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대로 워크아웃이 무산된다면 태영건설의 SBS 대주주 자격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12월 KBS 2TV와 SBS, MBC UHD 등 주요 지상파 방송사들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검토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오너 일가 이익만 챙기기에 급급한 사업주가 언론사를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 되는 일"이라며 "이렇게 시장 신뢰를 저버리다가 태영건설이 부도가 나면 SBS 대주주 자격 요건이 유지가 되겠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채권단 내 업권별·상황별 셈법도 다양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에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동의할 수 있는 충분한 자구계획을 내놓으라고 압박한 만큼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행보를 일단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5일 태영건설 주요 채권자들과 회의를 연 뒤 계열주가 기존에 제시한 자구계획을 즉시 이행하고,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워크아웃 개시의 기본 조건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1천549억원 중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쓴 890억원만큼을 즉시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오너 일가가 사재를 출연하고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담보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추가 자구안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지만, 주채권은행의 의견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일단은 당국과 채권단에서 압박하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입장을 정하지는 않고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이 자구안을 내놓더라도 대출 규모와 회수 가능성에 따라 금융사별 셈법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에 빌려준 대출이 선순위인 은행이나 보험사는 워크아웃이 무산되더라도 담보가 확실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은 만큼 이론적으로는 워크아웃에 동의할 필요가 없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선순위 금융사가 워크아웃에 반대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선순위 금융사 이탈이 워크아웃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PF 사업장별 위험 수준, 준공률, 보증 형태 등에 따라 워크아웃의 유불리 여부도 달라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사업장 책임준공을 했는데, 워크아웃을 하면 태영건설이 계속 시공할 수 있지만, 법정관리로 가면 새로운 시공사를 찾아야 해 사업 중단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워크아웃 반대를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하더라도 사업장에 따라 돈을 추가납입해야 한다"며 "워크아웃이 유리할지 법정관리가 유리할지 사업장마다 셈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채권단 대출 담보·PF 사업장 상황 등에 따라 워크아웃 셈법 달라
태영그룹 윤석민 회장이 약속했던 태영건설 지원 대신 지주회사인 티와이홀딩스에 자금을 출연하면서 태영건설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채권단 사이 커지고 있다.
이대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이 무산돼 법정관리에 들어간다면 태영의 SBS 대주주 자격이 유지되는 게 맞느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 채권단 반응 '격앙'…"SBS 운영 자격 되나"
7일 업계에 따르면 티와이홀딩스는 지난 5일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을 대상으로 416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태영 측은 앞서 윤 회장이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금액인 416억원을 출연해 태영건설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매각대금을 태영건설에 직접 지원하는 대신 티와이홀딩스에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대체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국과 채권단은 당장 태영건설에 지원되는 자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채권단이 즉시 기본 전제조건을 지키라고 강조했는데도, 이와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이라며 "이 출연 금액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더라도 부동산 경기 악화 국면에서 정상화에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태영건설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의심도 나온다.
사재를 출연하면서까지 워크아웃에 돌입하기보다 법정관리에 대비해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 상환, 자본 확충을 하면서 지주사 및 주요 계열사인 SBS 지키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태영 측 행보는 태영건설로 사재출연을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며 "워크아웃 무산을 염두에 두고 대주주 살리기 및 SBS 지키기에 나선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이대로 워크아웃이 무산된다면 태영건설의 SBS 대주주 자격도 박탈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앞서 방송통신위원회는 작년 12월 KBS 2TV와 SBS, MBC UHD 등 주요 지상파 방송사들에 대한 재허가를 의결할 예정이었으나, 검토할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연기한 바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오너 일가 이익만 챙기기에 급급한 사업주가 언론사를 갖고 있는 것 자체가 용납이 안 되는 일"이라며 "이렇게 시장 신뢰를 저버리다가 태영건설이 부도가 나면 SBS 대주주 자격 요건이 유지가 되겠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 채권단 내 업권별·상황별 셈법도 다양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에 이번 주말까지 채권단이 동의할 수 있는 충분한 자구계획을 내놓으라고 압박한 만큼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행보를 일단은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은 5일 태영건설 주요 채권자들과 회의를 연 뒤 계열주가 기존에 제시한 자구계획을 즉시 이행하고,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워크아웃 개시의 기본 조건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자금 1천549억원 중 티와이홀딩스의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쓴 890억원만큼을 즉시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오너 일가가 사재를 출연하고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 담보 등 추가 자구안을 내놔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추가 자구안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지만, 주채권은행의 의견에 따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일단은 당국과 채권단에서 압박하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입장을 정하지는 않고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이 자구안을 내놓더라도 대출 규모와 회수 가능성에 따라 금융사별 셈법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에 빌려준 대출이 선순위인 은행이나 보험사는 워크아웃이 무산되더라도 담보가 확실해 원금 손실 가능성이 적은 만큼 이론적으로는 워크아웃에 동의할 필요가 없다.
박경민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부 선순위 금융사가 워크아웃에 반대해 채권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선순위 금융사 이탈이 워크아웃 무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PF 사업장별 위험 수준, 준공률, 보증 형태 등에 따라 워크아웃의 유불리 여부도 달라진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사업장 책임준공을 했는데, 워크아웃을 하면 태영건설이 계속 시공할 수 있지만, 법정관리로 가면 새로운 시공사를 찾아야 해 사업 중단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워크아웃 반대를 고려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워크아웃을 하더라도 사업장에 따라 돈을 추가납입해야 한다"며 "워크아웃이 유리할지 법정관리가 유리할지 사업장마다 셈법이 다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