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결혼과 출산, 양육 관련 세금 부담이 큰 폭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저출산 극복’이 국가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정부가 출산율 반등을 최우선 순위 목표로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섰기 때문이다. 결혼이나 출산을 앞둔 부부라면 부부 합산 3억원까지 증여세 공제가 가능해진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 납입 한도도 높아져 잘 이용하면 내집 마련과 절세 등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 올해 바뀐 세제 혜택을 정리해봤다.
결혼·출산 앞둔 부부라면 합산 3억까지 증여세 공제

청약저축 소득공제 확대

올해 새로 도입된 ‘혼인·출산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는 결혼이나 출산을 한 부부라면 꼭 챙겨봐야 한다. 그간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줄 때 10년간 5000만원 한도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올해부턴 결혼하는 자녀에게 1억원씩 비과세 증여 한도를 추가 적용한다. 양가 부모로부터 총 3억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4년간)인 신혼부부가 대상이다.

출산 증여재산 공제도 신설됐다. 부부가 아이를 낳고 2년 이내에 직계존속으로부터 증여받을 경우 1억원을 추가로 공제받을 수 있다. 양가에서 물려받은 재산을 합쳐 3억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은 사람도 혜택을 받는다.

혼인 공제와 출산 공제를 모두 적용받을 경우 통합 공제 한도는 1억원으로 제한된다. 결혼·출산을 모두 하더라도 중복 혜택 없이 양가 합쳐 최대 3억원까지만 증여세를 공제한다는 의미다. 사용자(회사)로부터 받는 출산·보육수당의 소득세 비과세 한도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늘어난다. 연간 급여가 5000만원인 근로자가 매월 20만원의 출산·보육수당을 받는 경우 18만원가량의 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무주택자라면 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을 늘리는 것도 절세에 도움이 된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국민주택과 민영주택을 공급받기 위해 가입하는 저축이다. 매월 2만원에서 50만원 이내 금액을 넣을 수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주택청약종합저축 소득공제(공제율 40%) 납입액 한도를 연 240만원에서 연 300만원으로 상향했다. 세제 혜택을 최대한으로 보려면 납입액을 월 25만원까지 늘려야 한다.

주택담보대출 이자상환액에 대한 소득공제 한도도 늘어난다. 정부는 장기 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의 소득공제 한도를 연 300만~1800만원에서 연 600만~2000만원으로 확대했다. 상환기간 15년 이상에 고정금리이고 비거치식인 경우 2000만원이 공제된다. 공제받을 수 있는 주택 요건도 기준시가 5억원 이하에서 6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내집을 마련할 때 이자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취지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늘어난다

결혼 준비 등으로 목돈을 쓸 계획이 있다면 올해가 적기가 될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카드 사용액이 작년보다 5% 이상 늘면 초과분의 10%에 대해 소득공제해주기로 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카드 사용액이 2000만원이라면 2100만원(105%)을 넘은 초과분 10%에 소득공제가 주어진다. 올해 카드로 3000만원을 쓰면 900만원의 10%인 90만원에 대해 추가 공제가 되는 셈이다.

연금저축,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소득 분리과세 기준금액도 연 1200만원(월 100만원)에서 1500만원(월 125만원)으로 조정된다. 작년까진 연간 연금소득 수령액이 1200만원 이하인 경우에만 연금을 받을 때 수령 연령에 따라 3~5%의 저율 분리과세 혜택을 줬다. 이를 초과하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5%의 세율을 적용받게 된다. 은퇴 계획을 세울 때 꼭 감안해야 하는 내용이다.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개인투자용 국채’도 한 해 투자 계획을 세울 때 염두에 둬야 한다. 개인투자용 국채는 10년 만기와 20년 만기 두 가지로 발행된다. 연간 최소 10만원부터 최대 1억원까지 투자할 수 있다. 만기까지 보유하면 매입액 2억원까지 14% 세율로 이자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