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한동훈 >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文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한동훈 > 문재인 전 대통령(오른쪽)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6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대표가 ‘김대중(DJ) 정신’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놨다.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이낙연 전 대표는 ‘행동하는 양심’을, 친명(친이재명) 체제로 총선을 치르려는 이재명 대표는 ‘단합’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는 7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은 뒤 취재진과 만나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공개 연설에서 언급한 게 행동하는 양심이었다”며 “양당 독점의 정치 구조에 절망한 국민들에게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겠다”며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이번주 후반에는 (당 동지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탈당을 예고했다. 이 전 대표는 당초 지난 4일 창당을 선언할 예정이었지만, 2일 발생한 이 대표 피습 사태로 계획을 잠시 미뤘다.

이 대표도 전날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고민정 최고위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행동하는 양심’을 언급했다. 다만 이 대표는 “우리 각자 이 말씀을 가슴에 품고 현실을 바꿔나가자”며 “우리가 뜻을 모으고 하나가 될 때 민주주의와 민생, 평화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DJ 정신 구현을 위한 당내 통합을 강조함으로써 비명(비이재명)계를 주축으로 한 당내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도 전날 기념식에서 “야권 통합으로 힘을 모으고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달라는 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이었다”며 “DJ의 유언처럼 민주주의·민생경제·평화 기치 아래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며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이날 “어제 문 전 대통령은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지금의 정치가 희망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받아들인다”며 다시 한번 신당 창당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 시점에서 야권 분열이란 것은 김대중 정신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민주당 정신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