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통한 부정행위 어떻게 막나…학계 골칫거리된 'AI' [미국경제학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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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경제를 바꾸다…올해 미국경제학회 화두는 'A·S·S·A'
‘A(AI)·S(Skyrocket)·S(Separate)·A(Absent)’
가격폭등 진영분리는 고착, 석학 대거 불참
‘A(AI)·S(Skyrocket)·S(Separate)·A(Absent)’
가격폭등 진영분리는 고착, 석학 대거 불참
7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미국경제학회 2024 연례총회'의 최고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AI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경제학계에서도 AI의 경제적 가치에 대해 본격 논의를 시작했다.
올해도 물가급등(Skyrocket)과 진영 분리(Separate)로 인한 공급망 붕괴는 핵심 연구과제였다.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하고 미·중 간 패권경쟁은 날로 심화하고 있어서다. 불황 여파로 올해 경제학회의 주요 행사가 취소되고 저명한 석학들은 대거 불참(Absent)했다.
미국사회과학협회(ASSA)가 5~7일 공동 주최한 '미국경제학회 2024 연례총회'를 'A·S·S·A'로 정리했다.
웨인 기얼링 텍사스 오스틴대 교수는 "공식 학위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과 비교하면 챗GPT는 거시경제학에서 상위 1%를 차지했고 미시경제학에선 상위 9%에 올랐다"며 "챗GPT가 학생들의 평균을 상회하는 만큼 AI의 출현이 전통적인 학생 평가 방법에 도전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출현으로 인해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정보에 얼마나 잘 접근하는 능력만을 성적에 반영할 수 있다"며 몇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감독관이 감독하는 대면 평가를 재도입하거나 AI가 모방하기 어려운 체험학습 프로젝트를 늘리는 방안 등이다.
마이클 엔즈 버지니아폴리테크닉 주립대 교수는 "학생들이 챗GPT로 부정행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를 덜기 위해 AI 사용을 감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만 이러한 접근 방식이 AI 신기술 속도보다 늦을 수 있기 때문에 신기술을 쫓아가기보다 부정행위를 억제하는 코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호세 바즈쿼즈 일리노이대 교수는 "온라인 학위 과정이나 온라인 시험에서 챗GPT를 통한 부정행위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감독하고 대응해야 하는 지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인 글랜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AI로 인한 정치·경제적 갈등을 다뤘다. 허버드 교수는 산업혁명 초기때 기계를 버린 '러다이트 운동'처럼 AI판 러다이트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산업혁명 때는 기계가 중간 숙련직이나 저숙련직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AI는 경제학 교수, 변호사, 의사 등 고숙련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결국 "이런 정치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버드 교수는 "AI 개발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 뿐 아니라 AI를 수용하고 경제에 적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변화속도가 너무나 빠른 AI가 노동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서 사람들이 AI로 인한 변화를 잘 수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이 없다면 여파가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AI를 도입해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는 "재정적자로 인해 미국 정부의 이자비용이 어느 때보다 빨리 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재정감축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다"며 "미 의회 등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 '2%'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대립과 중동 분쟁으로 인해 글로벌 무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도미니크 살바토레 포드햄대 교수는 "갈수록 세계 무역은 분열되고 무역 시스템은 삼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동맹국이 한 그룹을 이루고 브라질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이 비동맹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등을 나머지 중국 동맹그룹으로 정의했다.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았듯 공급망에 또다른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경제학회에선 예산 부족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함께하는 오찬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그동안 단골로 참석한 벤 버냉키 전 Fed 의장과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은 오지 않았다.
참석 의사를 밝혔다가 개막 직전에 불참을 통보한 석학들도 많았다.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2001년 노벨경제학상),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오프라인 행사가 축소되면서 ASSA도 팬데믹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샌안토니오=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올해도 물가급등(Skyrocket)과 진영 분리(Separate)로 인한 공급망 붕괴는 핵심 연구과제였다.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은 여전하고 미·중 간 패권경쟁은 날로 심화하고 있어서다. 불황 여파로 올해 경제학회의 주요 행사가 취소되고 저명한 석학들은 대거 불참(Absent)했다.
미국사회과학협회(ASSA)가 5~7일 공동 주최한 '미국경제학회 2024 연례총회'를 'A·S·S·A'로 정리했다.
학계, 챗GPT로 인한 부정행위 방지 고민
미국경제학회 개막 때부터 AI가 관심을 끌었다. 첫 세션의 주제가 '챗GPT 시대의 부정행위'였다. 경제학 연구 과정에서 챗GPT의 활용법과 부작용 최소방안에 대해 여러 의견이 오갔다.웨인 기얼링 텍사스 오스틴대 교수는 "공식 학위 과정을 이수한 학생들과 비교하면 챗GPT는 거시경제학에서 상위 1%를 차지했고 미시경제학에선 상위 9%에 올랐다"며 "챗GPT가 학생들의 평균을 상회하는 만큼 AI의 출현이 전통적인 학생 평가 방법에 도전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의 출현으로 인해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정보에 얼마나 잘 접근하는 능력만을 성적에 반영할 수 있다"며 몇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감독관이 감독하는 대면 평가를 재도입하거나 AI가 모방하기 어려운 체험학습 프로젝트를 늘리는 방안 등이다.
마이클 엔즈 버지니아폴리테크닉 주립대 교수는 "학생들이 챗GPT로 부정행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를 덜기 위해 AI 사용을 감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다만 이러한 접근 방식이 AI 신기술 속도보다 늦을 수 있기 때문에 신기술을 쫓아가기보다 부정행위를 억제하는 코스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호세 바즈쿼즈 일리노이대 교수는 "온라인 학위 과정이나 온라인 시험에서 챗GPT를 통한 부정행위를 줄이기 위해 어떻게 감독하고 대응해야 하는 지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AI가 국가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AI를 경제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하는 시도도 많았다. 미 재무부 차관보 출신인 케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는 AI와 국가부채의 관계를 연구했다. 다이넌 교수는 "AI로 인해 생산성이 늘면 국내총생산(GDP)이 늘어 미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반대로 AI가 일자리를 대거 대체하면 실직자가 늘어 자연스레 실업급여 재원이 추가로 필요해 정부부채가 늘어나는 역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인 글랜 허버드 컬럼비아대 교수는 AI로 인한 정치·경제적 갈등을 다뤘다. 허버드 교수는 산업혁명 초기때 기계를 버린 '러다이트 운동'처럼 AI판 러다이트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산업혁명 때는 기계가 중간 숙련직이나 저숙련직에만 영향을 미쳤지만 AI는 경제학 교수, 변호사, 의사 등 고숙련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결국 "이런 정치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할 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버드 교수는 "AI 개발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 뿐 아니라 AI를 수용하고 경제에 적용하는데 도움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변화속도가 너무나 빠른 AI가 노동시장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서 사람들이 AI로 인한 변화를 잘 수용할 수 있게 하는 정책이 없다면 여파가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하려면 AI를 도입해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플레 대응과 공급망 복원은 영원한 숙제
올해 경제학회에선 인플레이션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인플레이션이 완화해 이르면 오는 3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너무 나갔다는 얘기다.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201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크리스토퍼 심스 프린스턴대 교수는 "재정적자로 인해 미국 정부의 이자비용이 어느 때보다 빨리 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 재정감축을 우선순위에 두지 않고 있다"며 "미 의회 등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는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 '2%'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대립과 중동 분쟁으로 인해 글로벌 무역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도미니크 살바토레 포드햄대 교수는 "갈수록 세계 무역은 분열되고 무역 시스템은 삼극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미국과 동맹국이 한 그룹을 이루고 브라질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 등이 비동맹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 이란, 파키스탄 등을 나머지 중국 동맹그룹으로 정의했다.
캐런 다이넌 하버드대 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았듯 공급망에 또다른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경제학회에선 예산 부족으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와 함께하는 오찬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그동안 단골로 참석한 벤 버냉키 전 Fed 의장과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 등은 오지 않았다.
참석 의사를 밝혔다가 개막 직전에 불참을 통보한 석학들도 많았다.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2001년 노벨경제학상), 로버트 배로 하버드대 교수와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석좌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이후 대부분의 오프라인 행사가 축소되면서 ASSA도 팬데믹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샌안토니오=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