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 오른 유가 "호르무즈 해협 확전시 20% 더 오른다"[오늘의 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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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차단 시 석유수출 원천봉쇄
미국 생산 증가에 아람코 판매가 2$ 낮춰
중동에서 확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지난주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한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지금보다 20%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전거래일보다 2.24% 오른 배럴 당 73.81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3월물도 유럽ICE 선물거래소에서 1.51% 오른 78.7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해 12월2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인근 지역으로 번지면서다. 이날 이스라엘은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살리흐 아루리를 살해하기 위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했다.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이 거듭되자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는 홍해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 여기에 이란 전 최고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됐다.
댄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석유연구책임자는 지난 6일 CNBC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한달 간 중단되면 유가가 20%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봉쇄가 길어지면 유가는 2배 이상 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럽에서 아시아나 아메리카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할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중동 석유 수출 해로가 원천 차단되기 때문이다.
홍해가 지중해를 지나 사우디아라비아 서쪽으로 아라비아해를 통과하는 경로라면,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 동쪽에서 페르시아만을 거쳐 아라비아해로 나오는 길목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이란, 쿠웨이트, 이라크 등이 이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과의 분쟁이 격화할 때마다 이 해협을 봉쇄하거나 선박을 나포해 석유 운송망을 위협한 적 있다. 2021년 1월 한국 국적의 화학물질 운반선인 '한국케미호'가 이곳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적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컨설팅업체 래피단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사장은 중동 분쟁이 이란으로 확대돼 페르시아만 석유 흐름에 차질을 빚을 위험이 30%에 달한다고 봤다.
한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 등 전 세계 판매 지역에서 2월 원유가격을 인하한다고 7일 밝혔다. 인하 폭은 배럴 당 2달러 수준이다. 아시아 지역 공급가는 약 27개월만에 최저치다. 2~3월은 대부분 정제 업체가 정기 보수에 들어가 원유 소비가 줄어드는 시기다.
아람코가 공급가격을 인하한 것은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며 전세계 석유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하루 석유생산량 평균 1330만 배럴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원유 재고량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향후 석유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미국 생산 증가에 아람코 판매가 2$ 낮춰
중동에서 확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지난주 국제 유가가 상승 마감한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경우 유가가 지금보다 20%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2월물은 전거래일보다 2.24% 오른 배럴 당 73.81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3월물도 유럽ICE 선물거래소에서 1.51% 오른 78.7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WTI 가격은 지난해 12월2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충돌이 인근 지역으로 번지면서다. 이날 이스라엘은 하마스 정치국 2인자 살리흐 아루리를 살해하기 위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했다. 예멘 후티 반군 공격이 거듭되자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는 홍해 운항을 무기한 중단했다. 여기에 이란 전 최고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의 4주기 추모식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하며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됐다.
댄 스트루이벤 골드만삭스 석유연구책임자는 지난 6일 CNBC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한달 간 중단되면 유가가 20%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봉쇄가 길어지면 유가는 2배 이상 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유럽에서 아시아나 아메리카로 향하는 컨테이너선은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을 우회할 수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중동 석유 수출 해로가 원천 차단되기 때문이다.
홍해가 지중해를 지나 사우디아라비아 서쪽으로 아라비아해를 통과하는 경로라면,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 동쪽에서 페르시아만을 거쳐 아라비아해로 나오는 길목이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이란, 쿠웨이트, 이라크 등이 이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이란은 미국 등 서방과의 분쟁이 격화할 때마다 이 해협을 봉쇄하거나 선박을 나포해 석유 운송망을 위협한 적 있다. 2021년 1월 한국 국적의 화학물질 운반선인 '한국케미호'가 이곳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적 있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컨설팅업체 래피단에너지그룹의 밥 맥널리 사장은 중동 분쟁이 이란으로 확대돼 페르시아만 석유 흐름에 차질을 빚을 위험이 30%에 달한다고 봤다.
한편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아시아 등 전 세계 판매 지역에서 2월 원유가격을 인하한다고 7일 밝혔다. 인하 폭은 배럴 당 2달러 수준이다. 아시아 지역 공급가는 약 27개월만에 최저치다. 2~3월은 대부분 정제 업체가 정기 보수에 들어가 원유 소비가 줄어드는 시기다.
아람코가 공급가격을 인하한 것은 미국이 원유 생산량을 늘리며 전세계 석유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하루 석유생산량 평균 1330만 배럴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원유 재고량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향후 석유 수요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