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지난달 26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미국 뉴욕 애플스토어 앞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
애플의 올해 최대 과제는 신형 아이폰 출시가 아니라 경쟁사에 뒤처진 자체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일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애플은 생성 AI 경쟁에서 몇년 뒤처져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삼성전자, 구글이 AI 중심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출시함에 따라 기회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오는 6월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AI 탑재를 핵심으로 한 새 운영체제 iOS18을 발표할 계획이다. 애플은 대규모언어모델(LLM) 아약스를 통해 이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해초부터 테스트를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부적으로는 페이지, 키노트 등 핵심 어플리케이션에 자동 요약·완성 기능을 추가, 음악 재생목록을 자동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음성인식 개인 비서인 시리의 대대적인 개편도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러한 애플의 AI 청사진은 경쟁사에 비해 늦은 시점에 실현될 전망이다. 오픈AI의 챗GPT가 발표된지 2년, 구글이 바드를 내놓은지 1년 만이다. 오는 17일에는 삼성이 새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 라인을 출시한다.

또다른 애플의 과제로는 반독점 규제 극복이 거론된다. 오는 3월 시행되는 유럽 디지털시장법(DMA)이 대표적이다. DMA는 거대 플랫폼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는 규제다. 위반 시 최대 글로벌 매출의 10%를 벌금으로 부과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유럽연합(EU) 등에서 반독점 규제 당국이 (애플) 앱스토어에 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애플워치, 에어팟, 맥, 아이패드 등 제품 판매량이 증가해야 중국 시장 아이폰 판매 부진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출시 예정인 혼합현실(MR) 헤드셋인 비전프로는 매출 증가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내다봤다. 좁은 사용 범위, 작은 시장 규모로 인한 낮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유입률 등이 그 이유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