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평가를 위한 생체칩을 만드는 멥스젠이 8일(미국 시간)부터 11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자사 신약 후보물질 공동개발을 위한 파트너십 논의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자사 생체칩을 활용해 구축한 뇌혈관장벽(BBB) 투과율 등 약물동력학(PK)과 안전성 관련한 핵심적인 데이터를 들고 파트너사를 물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용태 멥스젠 대표는 “새해엔 자사의 생체칩과 나노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을 알리고 파트너십을 추진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MG-PE3’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한 종류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누적되면서 뇌 신경세포가 사멸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최근 승인받은 항체 치료제는 뇌부종 등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관련 부작용에 대한 부담이 크고 치료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고 있어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다.

멥스젠의 ‘MG-PE3’는 인체 유래 지질과 단백질을 결합해 만든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알츠하이머 환자 뇌 속에 쌓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분해하는 효능이 있는 APOE3 단백질을 지질과 함께 활성화된 나노입자 형태로 만들었다. 멥스젠의 생체칩과 쥐를 이용한 전임상 시험에서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을 확인했다.

멥스젠 관계자는 “뇌혈관 장벽에 있는 수용체를 통해 능동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시판된 항체 치료제 대비 더 효과적으로 뇌에 진입할 수 있다”며 “내부에 별도의 약물도 담지할 수 있어 생체 내 수용성이 낮은 다른 알츠하이머 치료물질을 함께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MG-PE3는 전임상에서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뇌 속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제거하고 염증을 완화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케일업을 위한 공정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의 요청으로 영장류에서 독성을 평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시험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MG-PE3가 뇌혈관장벽(BBB)을 지나 뇌로 전달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멥스젠 제공
동물시험에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후보물질 MG-PE3가 뇌혈관장벽(BBB)을 지나 뇌로 전달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멥스젠 제공
척수액(CSF)에서 확인한 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 비교. 비교군(saline)에 비해 MG-PE3를 투여한 군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Aβ40, Aβ42)가 각각 40%, 30% 낮게 나타났다.(**p < 0.01, ****p < 0.0001)  멥스젠 제공
척수액(CSF)에서 확인한 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 비교. 비교군(saline)에 비해 MG-PE3를 투여한 군에서 아밀로이드 단백질 농도(Aβ40, Aβ42)가 각각 40%, 30% 낮게 나타났다.(**p < 0.01, ****p < 0.0001) 멥스젠 제공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5xFAD)의 뇌 단편 모습. MG-PE3를 반복투여한 쥐(오른쪽)에서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붉은 점이 아밀로이드 플라크다. 멥스젠 제공
알츠하이머 동물 모델(5xFAD)의 뇌 단편 모습. MG-PE3를 반복투여한 쥐(오른쪽)에서는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붉은 점이 아밀로이드 플라크다. 멥스젠 제공

대사항암제 MG-GHC24

‘MG-GHC24’는 현재 수술과 방사선치료 이외에 치료 대안이 별로 없는 교모세포종 치료를 목표로 하는 전임상 단계 대사항암제다.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처음으로 공개하는 MG-GHC24는 암세포 내 콜레스테롤 배출을 증가시켜 세포 증식을 막고 영양 공급을 차단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지질 나노입자다. 뇌혈관장벽 통과가 가능하고 특히 교모세포종에서 과발현되는 수용체와 결합 특이성이 높아 암세포에 선별적으로 전달될 수 있다.

교모세포종 환자에서 채취한 암세포를 이용한 시험에서 MG-GHC24의 효능으로 암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어 동물 시험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서 멥스젠이 중점적으로 파트너사 물색에 나서는 두 후보물질의 공통점은 뇌혈관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 나노입자라는 점이다. 내부에 다른 물질을 집어넣어 병용요법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항체의약품 대비 뇌혈관장벽을 효과적으로 지나갈 수 있어 저농도로도 기대한 효능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멥스젠은 생체칩 개발 외에도 균일한 나노입자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멥스젠은 지난 12월 다양한 나노입자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미세 유체 장치에 대한 특허를 획득했으며, 전령 RNA(mRNA)와 ASO(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기반 치료제를 만드는 독자적인 방법에 대한 특허도 출원했다.

김 대표는 “혁신적 기술로 개발된 자사의 나노의약품 MG-PE3와 MG-GHC24가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에 대한 의미있는 치료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행사에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와 구체적인 공동연구 및 사업 협력을 추진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을 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이 기사는 2024년 1월 9일 15시40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