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인 투자하면 600% 수익 줄 게"…1.3억 뜯어낸 일당
대형 거래소에 원화 상장하는 코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챙길 수 있다며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고수익을 주겠다며 코인을 투자하게 한 뒤 사기를 친 혐의로 김모 씨 등 3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 중순까지 피해자에게 코인을 투자하게 해 1억3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일당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에 O 코인을 원화 상장할 것이며 최대 600%까지 수익을 낼 것이라는 식으로 투자자 모집했다. 이들은 "우리는 유튜브 채널 15개를 운영하는 코인 전문가"라며 "고액 투자자들에게만 고급정보를 알려주고 있다"는 식으로 홍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투자자의 원금은 무조건 보장되고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손실보상 팀을 갖춰 손실 전액을 보상하겠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하지만 이는 허위였다.

피해자는 김 씨의 말을 믿고 지난해 11월 합계 2억3200만원을 투자했다. 투자 방식은 비트코인을 구매한 뒤 해당 비트코인을 이용해 O 코인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일명 ‘BTC 마켓' 투자 방식이었다. 원화로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원화마켓과 달리 BTC 마켓에선 비트코인으로 다른 암호화폐를 거래한다.

O 코인의 원화상장 소식에 가격은 한동안 치솟았다. 10월 말 O 코인의 가격은 10월 초 대비 4배가량 급등했다. BTC 마켓은 일반적으로 시세 변동성이 커 원화마켓보다 선호도가 낮다. 이 때문에 BTC마켓에 상장되어 있던 기존 암호화폐가 원화마켓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들리면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늘어 가격도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김 씨가 약속했던 상장은 계속 연기되고 코인의 가격은 떨어졌다. O 코인은 지난해 11월 가격 대비 현재 22.8%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 씨는 "우리가 가진 자산으로 가격 방어를 할 것이고 원화 상장 시 크게 상승할 것이니 걱정할 것 없다"며 "50억원을 추가로 매수해 가격 방어를 할 것"이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가격은 계속 떨어졌고 피해자는 지난해 12월 초 해당 코인을 팔아야만 했다. 매도 과정에서 투자금 2억3000만원 중 1억3000만원가량을 손실 보게 됐다. 일당은 손실은 복구 될 것이며 곧 원화 상장 된다고 거짓말을 하는 등 같은 범행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 조사를 마쳤고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