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뻔뻔하게 거부, 국민 분노"…총선 출마 전망
'황운하 판례' 기댄 현직검사 정치직행 비판도 이어질듯
이성윤, 총선 공직자 사퇴시한 사흘 남기고 사표…"尹사단 청산"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검찰국장·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지낸 이성윤(62·사법연수원 23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8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공직선거법상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출마 시한인 11일을 사흘 남기고 사직서를 낸 것으로, 사실상 출마의 뜻을 굳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기댄 현직 검사의 총선 직행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위원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직서를 제출하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제는 직을 내려놓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혈세 578억을 써대고선 순방이 곧 민생이라 주장하고, 정의와 공정의 화신인 양 온갖 레토릭을 쏟아내더니 김건희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지기만 하는 윤석열 사단에 정치란 무엇인가"라며 "국민들은 더 이상 사이비에게 운명을 맡길 생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뻔뻔하게도 국민 70%가 찬성하는 특검법을 거부했다"며 "용산궁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펴보라. 주권자인 국민이 느끼는 모욕감과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앞으로 윤석열 사이비 정권을 끝장내고, 윤석열 사단을 청산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최선봉에 서겠다"고 덧붙였다.

이성윤, 총선 공직자 사퇴시한 사흘 남기고 사표…"尹사단 청산"
전북 고창 출신으로 1994년 임관한 이 연구위원은 광주지검 특수부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서울동부지검 형사2부장 등을 역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검찰 내 대표적 '친문'(친문재인) 인사로 꼽힌 그는 지난 정부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서울중앙지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쳐 서울고검장으로 영전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법조계에서는 최근 책을 펴내고 '북토크'를 열기도 한 이 연구위원이 전북 전주을에 출마할 것이라는 예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가 총선에 출마하더라도 현직 검사 신분을 그대로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현행 국가공무원법은 형사사건으로 기소됐거나 비위로 수사·감사 등을 받는 공무원의 퇴직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재직 당시 '김학의 불법출금 수사무마' 의혹으로 서울고법에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이 연구위원이 2020년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에 대한 '찍어내기 감찰'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수사 중이다.

다만 "공직선거법상 기한 내에 사직원을 제출했다면 수리 여부와 관계 없이 후보자 등록을 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이른바 '황운하 판례'에 따라 이 연구위원의 총선 출마 자체에는 별다른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 연구위원 외에도 현직 검사들의 정치 행보가 잇따르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신성식(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지난달 사의를 표명한 뒤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김상민(35기) 대전고검 검사는 대검찰청 감찰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6일 경남 창원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정치 활동에 시동을 걸었다.

대검은 박대범(33기) 광주고검 검사에 대해서도 총선 출마를 위한 부적절한 접촉 의혹과 관련해 감찰 중이나, 박 검사가 '부적절한 처신에 죄송하다'는 취지로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사직 경위 및 총선 출마 여부 등을 묻기 위해 이 연구위원에게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