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그 남자만 있어요"…지하철 '음란행위'에 홀로 떤 女승객

건너편 여성 보며 음란행위 한 남성
"철도공사 신고했으나 별 조치 없어"

경춘선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남성의 모습. /사진=JTBC '사건반장' 방송화면 캡처

경춘선 지하철 안에서 건너편에 앉은 20대 여성 승객을 바라보며 음란행위를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국토교통부 서울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공연음란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를 지난 5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오후 9시께 운행 중인 경춘선 열차 안에서 건너편 좌석에 앉아 있던 20대 여성 승객 B씨를 보며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가 JTBC '사건반장'에 제보한 영상에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린 A씨가 중요 부위를 내밀고 음란행위를 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제보자 B씨가 공개한 철도공사 신고 내역. /사진=JTBC '사건반장' 방송화면 캡처

당시 B씨는 열차 맨 끝 칸에 탑승해 있어 다른 칸으로 옮기려면 A씨를 지나쳐야 했다. 움직이면 혹시 해코지당할까 두려웠던 B씨는 우선 한국철도공사에 "경춘선 대성리역 방향 열차인데 이상한 아저씨가 돌아다닌다. 무서운데 보안관 안 계시냐"며 문자로 신고했다.

이에 공사 측은 "그분이 어떤 불편한 행동을 하고 있냐. 혹시 고객님께 위해를 가하고 있냐"고 물었고, B씨는 "객실에 저랑 그 남자 둘만 있는데 음란행위를 하는 거 같다. 빨리 와 달라"고 요청했다.

신고 10여분 뒤 A씨가 열차에서 내리면서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B씨는 사건 현장에 출동한 역무원이나 경찰관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B씨는 신고를 위해 촬영한 영상을 경찰에 증거물로 제출했다.

철도경찰은 피해 신고가 접수된 서울 중랑경찰서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마석역 인근 폐쇄회로(CC)TV, A씨의 승차권과 이동 동선, 차적 등을 분석해 A씨를 검거했다. 철도경찰에 붙잡히자 그는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