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석 칼럼] "수학은 배워서 어디다 써먹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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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집중력 잃어가는 사회
지적 근육 키우는 수학 필요
안재석 한국경제TV 뉴스콘텐츠 국장
지적 근육 키우는 수학 필요
안재석 한국경제TV 뉴스콘텐츠 국장
![[안재석 칼럼] "수학은 배워서 어디다 써먹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7.16674129.1.jpg)
해마다 이맘때쯤 대중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대학입시다. 정치 용어로 치환하면 ‘민생’의 핵심 영역이다. “H.O.T.가 누구예요?”라고 했다던 수십 년 전 수능 만점자도 이 시기엔 거의 아이돌급 대우를 받는다. 교육부가 열흘 전쯤 발표한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은 이런 열기에 기름을 부었다. 여러 내용이 있었지만, 대중의 관심은 수학에 쏠렸다. 제도 개편의 핵심은 수학에서 미적분Π와 기하 관련 내용이 빠진다는 것. 사실상 수능 수학이 현행 ‘문과 수학’ 수준에서 모두 출제된다는 얘기다.
학계에서는 벌써 우려가 터져 나온다. “미적분을 배제한 수능은 나라 먹여 살릴 공대를 무너뜨리는 것”(홍유석 서울대 공과대 학장)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정부가 미래 먹거리로 선정한 인공지능(AI)이나 양자역학 등의 분야는 수학이 받쳐주지 않으면 아예 공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끈질기게 사고하는 능력은 사회를 유지하는 데도 필수적인 무기다. 특히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찰나의 콘텐츠’에 중독된 요즘 같은 사회는 제대로 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 숙고의 시간 없이 파편 같은 정보 한조각으로 순식간에 적과 아군을 가르기 때문이다. <도둑맞은 집중력>이라는 책의 저자 요한 하리의 말은 이런 점에서 울림이 크다. “민주주의는 사회적 문제에 긴 시간 집중할 수 있는 시민의 능력을 요구한다. 그런 능력을 잃어버리면 온전히 기능하는 사회를 만들 능력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