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는 11일 민주당 탈당을 공식 선언한다. 당내 비주류·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번주 거취 표명을 고심하고 있어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으로 잠시 멈췄던 민주당의 ‘분당 시계’가 다시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은 8일 “11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후반에는 (당 동지들에게) 인사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탈당을 시사한 지 하루 만이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탈당하는 이유와 신당 창당 계획 등을 밝힐 계획이다. 이후 늦어도 이달 말까지 신당 창당 선언과 창당 발기인 대회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로드맵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비명계의 연쇄 탈당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울산방송(UBC)에 출연해 “민주당 내에서 개혁을 위해 노력했던 혁신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의 한 의원은 “아직 결정이 난 건 없다”면서도 “이번주 입장 발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에 당 지도부가 사실상 무응답으로 일관해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당초 원칙과 상식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 지도부를 향해 최후통첩할 예정이었지만, 이 대표 피습으로 계획을 미룬 바 있다.

한편 민주당 윤리감찰단은 이날 원칙과 상식 소속의 이원욱 의원 조사에 들어갔다. 이 의원이 민주당 소속으로는 유일하게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른바 ‘쌍특검법’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당론 법안 본회의 표결에 불참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