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직원,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233억원 기부
임직원이 기부한 금액만큼 회사가 추가로 후원하는 삼성그룹 사회공헌 프로그램에 전체 임직원의 70%가 참여했다. 그렇게 지난해 233억원의 기부금을 모았다. 7년째 월급을 받지 않고 있는 이재용 회장(뒷줄 왼쪽 세 번째)은 ‘익명 기부’로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지난해 233억원의 기부금을 모았다고 9일 밝혔다. 삼성은 임직원에게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칭 그랜트를 도입했다. 임직원 기부금과 동일한 금액을 회사도 내는 방식이다. 지난해까지 임직원과 회사가 기부한 금액은 총 6318억원이다. 매년 임직원의 70%가량이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고 삼성은 설명했다.

기부는 매달 급여에서 자동으로 이체하는 방식으로 한다. 월급에서 적게는 1만원, 많게는 10만~20만원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은 삼성 계열사들이 각각 펼치는 사회공헌 사업에 쓰인다. 원할 경우 임직원이 직접 기부처를 고를 수도 있다.

가장 많은 기부금이 몰린 사업은 청년들의 자립 준비와 취업 등을 지원하는 ‘희망디딤돌’이다. 중학생 멘토 프로그램인 ‘드림클래스’와 사이버 폭력 방지 사업 ‘푸른코끼리’를 선택한 직원도 많았다. 안내견 사업과 청소년 자살 예방을 찍은 직원도 적지 않았다.

삼성은 기부 독려를 위해 각 사업장에 ‘나눔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한 키오스크에 임직원이 사원증을 찍을 때마다 1000원씩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나눔 키오스크는 2015년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임직원들이 처음 제안해 만들어졌다. 이후 미국 중국 인도 베트남 태국 등 해외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총 59대의 나눔 키오스크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4개 관계사도 30대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금전적 기부 외에 멘토, 봉사요원 등으로 활동하는 임직원 ‘재능 기부’도 펼치고 있다. 올해는 예년보다 2배 많은 1090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작년에는 600명의 직원이 활동했다. 임직원들은 드림클래스, 희망디딤돌 등 삼성 계열사들이 진행하는 사회공헌 사업에 재능을 기부한다.

월급을 받지 않는 이 회장은 익명으로 기부에 동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작년 3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봉사에 참여하고 싶은데 얼굴이 알려진 탓에 쉽지 않다. 대신 여기저기 익명으로 기부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