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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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비만약 시장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독주하던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일라이릴리의 비만 신약 ‘젭바운드’가 급부상하면서다. 여기에 암젠 리제네론 등도 참전을 선언했다.

'비만약 끝판왕' 1주일에 2.5만개씩 팔렸다
데이브 릭스 일라이릴리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젭바운드가 지난달 주당 2만5000건의 신규 처방을 기록했다”며 “예상치를 초과하는 시장 수요 덕분에 올해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릭스 CEO는 릴리가 목표한 젭바운드의 올해 생산량 및 예상 수요는 공개하지 않았다. 릴리는 9일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비만약을 비롯한 신약 개발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젭바운드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임상시험에서 최대 26.6%, 평균 20.9%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릴리는 위고비보다 20% 저렴한 가격에 젭바운드를 지난달 미국에 출시했다. 업계는 지난해 비만약 시장의 약 90%를 독식했던 위고비를 겨냥한 ‘선전포고’로 보고 있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출시 첫 달의 매출 추정치만으로 젭바운드가 출시 첫해(2024년)부터 매출 20억달러(약 2조316억원)를 넘기는 전례 없는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이란 투자업계 예측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며 “노보노디스크도 이에 대항해 경구용 비만약을 올해 내놓을 것으로 보여 비만약 시장은 올해도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위고비는 출시 첫해인 2022년 1조196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다국적 제약사들도 비만약 시장 참전을 잇달아 밝혔다. 로버트 브래드웨이 암젠 CEO는 8일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임상 2상 단계에 있는 비만약 후보물질 ‘마리타이드’를 소개하며 “올 한 해가 암젠에 바쁜 해가 될 것 같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