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계약' 구글의 아이소모픽랩스…메기의 등장 [이해진의 글로벌바이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구글 아이소모픽랩스, 'AI알파폴드' 개발
노바티스 등 빅파마…'알파폴드'에 눈독
구글 아이소모픽랩스, 'AI알파폴드' 개발
노바티스 등 빅파마…'알파폴드'에 눈독

미국의 알파벳은 딥마인드 등 자회사를 통해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연구를 오랫동안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생명공학 기업 칼리코는 장수와 수명 연장에 대해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베릴리는 질병 예방을, 이세돌과의 대국으로 유명세를 탄 알파고를 개발한 업체죠, 딥마인드는 의료 인공지능(AI)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데미스 하사비스는 바이오 업계를 공략할 도구로 구조생물학 즉,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분석하는 'AI 알파폴드'(AlphaFold)를 개발하기로 합니다. 단백질과 같은 생체고분자의 입체구조를 고해상도로 연구하는 생물학의 한 분야를 구조생물학이라고 하는데요. 2020년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승인한 53개의 신약물질 가운데 40%에 해당하는 21개가 단백질의 구조를 활용해 개발됐습니다.
항체는 항원 단백질과 결합해서 질병을 치료하는데 항원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알 수 있다면 보다 결합력이 강화된 신약 물질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단백질의 구조가 5주 만에 밝혀져 백신 개발을 앞당기게 됐던 것도 단백질 구조예측 AI 기술이 기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2021년 1억3000만개의 단백질 목록을 확장했습니다. 또 작년 10월 31일에는 단백질 데이터 은행(PDB)에 있는 약 2억1400만개의 단백질 구조를 대부분 해석하고 분자 구조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모든 분자 구조에 대해 예측할 수 있게 됐다고 발표합니다. 구조 예측의 범위가 단백질뿐만 아니라 저분자, 핵산까지 분석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AI가 암 표적연구, 항암물질, 면역질환 연구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방식이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놀라운 AI의 발전 속도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아이소모픽 랩스는 JP모건 컨퍼런스 첫날 일라이 릴리와 17억달러(약 2조2000억원), 노바티스와 12억달러(약 1조5700억원)의 신약 물질 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만 8250만달러(약 1085억원)에 달합니다. 설립 후 단 2년 만에 거둔 성과처럼 보이지만 그 준비 기간이 길고 치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과거 몇 년간 성장해 온 알파폴드의 학습 속도를 볼 때 3년 후 알파폴드 능력은 두려울 정도입니다. 빅파마로부터 대규모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알파폴드의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기존 제약·바이오 산업에 장애물로 여겨지고 있는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 측면에서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의 판도를 바꿀 난데없는 메기의 출현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이해진 임플바이오리서치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