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이 발사한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   EPA연합뉴스
지난 8일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이 발사한 세계 최초의 민간 달 착륙선 페레그린. EPA연합뉴스
달에 인류를 보낸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계획이 약 1년 연기됐다. 민간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이 달 착륙선 ‘페레그린’의 정상 궤도 진입에 실패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NASA는 9일(현지시간) 유인 탐사선으로 달 궤도를 도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2단계 계획을 내년 9월로, 우주비행사를 달에 착륙시키는 3단계 계획을 2026년 9월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당초 NASA는 아르테미스 2단계 임무로 올해 11월 우주비행사 4명을 태운 탐사선을 달 궤도에 보냈다가 지구로 귀환시키고, 내년 이들을 달에 착륙시키는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번 발표로 모든 계획이 1년가량 늦춰지게 됐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준비 과정 중 최우선 과제는 안전”이라며 “아르테미스팀이 개발과 운영, 통합 작업을 수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미국의 아폴로 프로그램이 1972년 중단된 뒤 반세기 만에 인간을 달 궤도에 보낸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NASA는 여성과 유색인종 저궤도(LEO) 우주비행사를 달 남극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해 4월 여성인 크리스티나 코크와 흑인인 빅터 글로버 등 우주비행사 4명의 명단을 확정했다.

NASA의 이번 발표는 미국이 반세기 만에 쏘아 올린 페레그린이 연료 누출 등 기술 결함으로 임무에 실패한 가운데 나왔다. 안전 문제가 아르테미스 프로젝트 연기의 가장 큰 이유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애스트로보틱은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를 통해 성명을 내고 “페레그린이 불행히도 달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없다”며 임무 실패를 인정했다.

임무는 연기됐지만 NASA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넬슨 국장은 “아르테미스는 국가적으로, 세계적으로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라며 “우리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