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패션의 재구성'…브랜드 남·여 칸막이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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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부 조직·매장 대대적 개편
업계 첫 남성·여성 패션팀 폐지
Z세대 주도 젠더리스 유행 맞춰
트렌디·클래시팀 신설, 대응 강화
더현대 온라인 브랜드 '성공 전략'
모든 점포에 접목하겠다는 의지
업계 첫 남성·여성 패션팀 폐지
Z세대 주도 젠더리스 유행 맞춰
트렌디·클래시팀 신설, 대응 강화
더현대 온라인 브랜드 '성공 전략'
모든 점포에 접목하겠다는 의지
현대백화점이 패션사업부의 남성패션팀과 여성패션팀을 폐지하는 파격적인 조직 개편을 했다. 소비자 성별이 아니라 브랜드 성격에 따라 패션사업부 편제를 확 바꿨다. 온라인 기반 신규 브랜드를 대거 입점시켜 성공한 더현대 서울의 사례를 전사적으로 확산하려는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백화점 중 남성·여성 패션팀을 폐지한 것은 현대백화점이 처음이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말 패션사업부 편제를 트렌디팀 클래시팀 유스팀 액티브팀으로 바꿨다. 남성패션팀과 여성패션팀을 폐지하고 새로운 유행 브랜드를 담당하는 트렌디팀과 전통 브랜드를 담당하는 클래시팀을 신설했다. 종전 영패션팀과 아동스포츠팀은 각각 유스팀과 액티브팀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소비자 성별을 고려한 조직 구성은 국내외 백화점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백화점 경쟁력의 핵심인 패션사업부는 신규 브랜드 유치와 관리를 위해 남성과 여성 패션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조직 개편은 Z세대를 중심으로 남녀 간 경계를 허무는 이른바 ‘젠더리스 패션’ 유행이 거세진 환경과 관련이 깊다. 남성이 여성 옷을, 여성이 남성 옷을 입는 게 자연스러워진 시장에서 종전의 조직으로는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파격적 조직 개편은 정지영 사장(사진)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정 사장은 32년간 마케팅·영업 분야에서 일한 현대백화점의 대표적인 ‘영업 전략통’이다. 그는 연초부터 온라인 기반 K패션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는 ‘넥스트 레이블’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신설된 트렌디팀에 전권을 줬다. 남녀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성장 잠재력이 크고 트렌디한 신규 브랜드를 적극 발굴하란 뜻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 방정식’을 전 점포에 이식하는 것이다. 정 사장이 영업본부장이던 2021년 개장한 더현대 서울은 영업통인 그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점포로 꼽힌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과 함께 3층을 남성·여성 브랜드를 섞은 통합 패션 층으로 구성했다. 오프라인에선 본 적이 없는 K패션 브랜드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등이 더현대 서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더현대 서울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패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3.6%로 다른 점포 평균(약 17%)보다 높다.
조직 개편과 함께 입점시킬 브랜드를 평가하는 방식도 크게 바꿨다. 종전엔 매출 영업망 등을 중시했지만 지금은 브랜드 차별성과 제품력, 가격 경쟁력 등에 큰 배점을 적용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에선 지난해 K패션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200여 회나 개설될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도 신규 브랜드의 오프라인 1호 매장을 적극 유치하는 한편 한 브랜드의 남성·여성 라인을 한 곳에서 선보이는 복합관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려면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깨야 한다”며 “넥스트 레이블 프로젝트로 소비자의 공간 경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소비자 성별을 고려한 조직 구성은 국내외 백화점업계의 오랜 관행이다. 백화점 경쟁력의 핵심인 패션사업부는 신규 브랜드 유치와 관리를 위해 남성과 여성 패션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조직 개편은 Z세대를 중심으로 남녀 간 경계를 허무는 이른바 ‘젠더리스 패션’ 유행이 거세진 환경과 관련이 깊다. 남성이 여성 옷을, 여성이 남성 옷을 입는 게 자연스러워진 시장에서 종전의 조직으로는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파격적 조직 개편은 정지영 사장(사진)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정 사장은 32년간 마케팅·영업 분야에서 일한 현대백화점의 대표적인 ‘영업 전략통’이다. 그는 연초부터 온라인 기반 K패션 브랜드를 적극 유치하는 ‘넥스트 레이블’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면서 신설된 트렌디팀에 전권을 줬다. 남녀 구분에 얽매이지 않고 성장 잠재력이 크고 트렌디한 신규 브랜드를 적극 발굴하란 뜻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목표는 더현대 서울의 ‘성공 방정식’을 전 점포에 이식하는 것이다. 정 사장이 영업본부장이던 2021년 개장한 더현대 서울은 영업통인 그의 철학이 가장 잘 드러난 점포로 꼽힌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과 함께 3층을 남성·여성 브랜드를 섞은 통합 패션 층으로 구성했다. 오프라인에선 본 적이 없는 K패션 브랜드 유치에도 공을 들였다. ‘쿠어’ ‘디스이즈네버댓’ 등이 더현대 서울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냈다. 더현대 서울의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패션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3.6%로 다른 점포 평균(약 17%)보다 높다.
조직 개편과 함께 입점시킬 브랜드를 평가하는 방식도 크게 바꿨다. 종전엔 매출 영업망 등을 중시했지만 지금은 브랜드 차별성과 제품력, 가격 경쟁력 등에 큰 배점을 적용하고 있다. 더현대 서울에선 지난해 K패션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200여 회나 개설될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도 신규 브랜드의 오프라인 1호 매장을 적극 유치하는 한편 한 브랜드의 남성·여성 라인을 한 곳에서 선보이는 복합관도 확대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오프라인 유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도하려면 기존의 틀을 과감하게 깨야 한다”며 “넥스트 레이블 프로젝트로 소비자의 공간 경험 가치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