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SNS 공식 계정에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게시됐다. 당국이 “계정이 해킹당했다”며 곧바로 승인을 부인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락하면서 요동쳤다.

블룸버그,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 시간 기준 오후 4시께 SEC의 엑스(옛 트위터) 계정에 “오늘 SEC는 미국 내 모든 등록된 증권거래소에 비트코인 ETF 상장을 승인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이와 함께 “규제 프레임 속에서 디지털 자산 투자로 효율적인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논평도 달렸다.

로이터 등 여러 언론이 이를 긴급 뉴스로 보도했고, 오후 4시10분 무렵 비트코인 가격은 4만6000달러대 중반에서 4만8000달러에 육박하며 3%가량 급등했다. 22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겐슬러 SEC 위원장이 오후 4시26분 “SEC 공식 트위터 계정이 해킹됐으며 승인받지 않은 트윗이 게시됐다”고 밝혔다. 이어 “SEC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상품(ETP)의 상장과 거래를 승인한 바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은 4만4700달러 선으로 고점 대비 7% 내려앉았다.

미 금융당국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을 SNS 계정에서 발표한 적이 없는 데다 SEC가 사용하는 ETP 대신 ETF라는 용어를 사용한 점이 이상했지만 아크인베스트먼트 등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결정 시한(10일)이 임박한 만큼 시장이 즉각 반응했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