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유 재고 '깜짝 증가'에 국제 유가 1% 하락 [오늘의 유가]
API '재고 감소' 발표에 1% 올랐으나
EIA 반대 통계 내놓자 1% 하락 마감
중동에 오르고 수요 둔화에 내리는 유가

후티 반군, 사상 최대 규모로 상선 공격

10일(미국 중부표준시) 국제 유가는 재고치가 줄었다는 미국 석유협회(API) 자료가 나온 뒤 상승했으나 정부가 상반된 통계를 발표하며 1% 하락 마감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 2월물은 전거래일보다 1.27% 하락한 71.32달러에, 유럽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은 1.08% 하락한 76.75달러에 거래됐다.
美 원유 재고 '깜짝 증가'에 국제 유가 1% 하락 [오늘의 유가]
전날 오후 3시 미국 민간협회인 API가 주간 원유재고를 발표한 뒤 유가는 전거래일보다 1% 가량 상승했다. 지난주 주간 석유 재고가 전주 대비 520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히면서다. 시장 전망치인 120만 배럴보다 감소 폭은 더 컸다. 원유 재고 감소는 수요가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18시간 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상반된 통계를 내놓으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EIA는 지난주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133만8000배럴 늘어난 4억3240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60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는 월가 예측과는 달리 깜짝 증가했다.

특히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인 휘발유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늘면서 수요 부진 우려가 부각됐다. 휘발유 재고는 802만배럴 증가한 2억4498만배럴,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652만배럴 늘어난 1억3238만배럴로 나타났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원유 및 정제 제품 수출이 약화돼 미국 재고가 늘어난 만큼 해외 수요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미국 주요 원유 매장지인 텍사스주 페름 분지에서 2019년 11월 원유 펌프잭이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
미국 주요 원유 매장지인 텍사스주 페름 분지에서 2019년 11월 원유 펌프잭이 가동되고 있다. /로이터
최근 유가는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면 하락하고, 중동 공급망 위기가 고조되면 오르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8일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판매가를 인하하자 시장은 공급 과잉을 우려하며 WTI 가격은 4% 가량 하락했고, 다음날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의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다시 약 2% 상승했다. 이날 다시 미국 원유 재고치 데이터가 수요 둔화를 암시하며 약 1% 하락했다.

컨플루언스 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토마스 워시 시장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이 지정학 리스크 증가와 경제 성장 둔화가 원자재 가격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균형을 맞추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원유 주요 운송 통로인 홍해에서는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등 다국적군이 지원 병력을 증강했지만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더 공세 수위를 높였다.

이날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선박들을 향해 사상 최대 규모의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 미국과 영국군은 이 중 20여대를 격추했다고 미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은 지난해 11월19일 이후 홍해 항로에서 민간 상선을 대상으로 한 후티 반군의 26번째 공격"이라고 설명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