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다음날 나오는 지난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 속에 소폭 상승했다.

10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0.57포인트(0.45%) 오른 37,695.7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95포인트(0.57%) 오른 4,783.4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1.94포인트(0.75%) 뛴 14,969.65로 장을 마감했다.

이번 주 증시는 오는 11일 나오는 12월 CPI에 대한 관망세에 좁은 폭에서 움직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헤드라인 CPI는 전년대비 3.2%로 전달의 3.1%를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고, 근원 CPI는 3.8%로 전달의 4.0%에서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관망세는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올해 두 번째 회의인 3월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말 금리 전망치는 3.75%~4.00%로 현재의 5.25%~5.5%와 비교해 1.5%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릴 경우 6회 인하해야 도달할 수 있는 금리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개선됐지만 아직 물가안정 목표와 거리가 멀다며 금리를 '당분간' 높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연설에서 "(물가) 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려면 한동안 제약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인플레이션이 지속해 2%를 향해 움직일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때 정책 제약의 정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은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으며 여전히 연준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10년물 금리는 최근 4% 근방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는 모습이다.

한편, 연초 이후 약세를 보였던 기술주가 반등하는 가운데, 애플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또다시 나왔다.

레드번 애틀란틱 에쿼티스는 이날 애플에 대한 투자 등급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내렸다.

올해 들어서만 바클레이즈, 파이퍼샌들러에 이어 세 번째 투자 의견 하향 소식이다.

애플의 주가는 0.6%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후반에 나올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주 금요일에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유나이티드헬스, 델타 항공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4분기 주당순이익은 1.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개 분기 연속으로 순이익이 증가하는 것이다.

가상화폐 관련주들은 비트코인 가격 하락에 동반 약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소셜미디어(SNS) 공식 계정에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됐다는 가짜뉴스가 한때 게시돼 혼란을 야기했다.

SEC는 "계정이 해킹됐다"며 곧바로 승인 사실을 부인하고 이를 삭제했다.

하지만 이날 장 마감 직전 SEC가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비트코인 가격은 승인 소식에도 하락세를 유지했다.

SEC 홈페이지가 곧바로 마비되면서 관련 서류를 확인할 수 없게 되자 또다시 가짜 뉴스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다 비트코인 가격이 그동안 승인 기대감에 많이 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인베이스와 마라톤 디지털의 주가는 이날 각각 0.5%, 0.4% 하락했으며, 승인 소식에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 하락 중이다.

S&P500지수 내 통신, 기술, 임의소비재, 산업, 헬스 관련주가 오르고, 에너지, 자재,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하락했다.

센서와 반도체의 테스트 시스템을 개발하는 에흐르 테스트 시스템스는 전기차 시장 둔화를 이유로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다.

이러한 소식에 주가는 16% 이상 하락했다.

아마존 주가는 프라임비디오와 MGM스튜디오 사업부 직원 수백명을 감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물가 지표를 앞두고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주요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실적에서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자들의 소비 행태에 변화가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레일리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쉬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마켓워치에 임금 상승률이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의 두배라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당한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래리 애덤 CIO는 이번 실적에서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으로 얼마나 많이 소비를 줄였을지를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7.6%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64.5%,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3.1%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7포인트(0.55%) 하락한 12.69를 기록했다.

뉴욕증시, CPI·실적 앞두고 상승…나스닥 0.8%↑마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