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욱 무소속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네 번째 민심소통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원욱 무소속 의원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칙과 상식' 네 번째 민심소통 '국민과 함께 토크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에서 탈당을 선언한 '원칙과 상식' 이원욱 무소속 의원은 11일 이재명 대표가 퇴원 전 병상에서 친명 핵심인 정성호 의원과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징계 수위를 문자로 논의한 것을 두고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과 뭐가 다르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날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정성호 의원과 이재명 대표 간의 병상에서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을 보면서 진짜 경악스러웠다"며 "당의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리고 징계에 대한 절차와 가이드라인까지도 이재명 대표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친명(이재명)이면 다 용서해야 하거나, 징계하더라도 최소화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이런 모습을 최측근 의원과 문자를 통해 병상에서 주고받을 정도의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신 것"이라며 "그 사건을 보면서 저는 국정농단과 이게 뭐가 다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퇴원 전인 지난 9일 정 의원과 현 부원장의 성희롱 논란 징계 수위를 의논하는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됐다. 당시 대화를 보면 이 대표가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당직 자격 정지는 돼야 하지 않을까,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컷오프는) 너무 심한 거 아닐까요?"라고 되물었고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은 당내 중진이 아니고 정확한 시스템 내에 있지 않은 것"이라며 "당직도 없는 사람인데 국회의원이라는 점, 가깝다고 하는 것 가지고 모든 것을 그렇게 논의할 수 있는 건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리감찰단이라고 하는 징계의 시스템이 별도로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재명 대표 체제로는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원칙과 상식은 이낙연 전 대표뿐 아니라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같은 제3지대 다른 인사들과도 접촉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탈당 전) 격려나 아쉬움을 남긴 전화는 많이 있었다"며 "탈당하기 전에도 만류하는 의원들이 많이 계셨다"고 했다. 그는 "그런 것에 대해서 '그냥 미안하다' '나도 안타깝지만 내 마지막 외통수인 것 같다'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막을 수 없었던 것 아니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