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 사진엽서 봉투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아리랑 사진엽서 봉투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일제 강점기 조선에 사진엽서가 있었다. 가로 14㎝ 세로 9㎝의 직사각형 프레임 안에 조선의 인물, 자연, 풍속, 문화 등을 담아 대량으로 발행·유통했다.

왜 일제는 이런 엽서를 만들었을까. <일제 사진엽서, 식민지 조선을 노래하다>는 그 이유를 찾아 나선다. 최현식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썼다.

비슷한 주제로 <일제 사진엽서, 시와 이미지의 문화정치학>을 쓰기도 했던 그는 이 책에서 엽서에 소개된 ‘노래’에 주목한다. 일제는 사진엽서를 발행하며 거기에 ‘아리랑’ 같은 조선 민요의 가사를 적어 놓았다.
일제는 왜 사진엽서에 아리랑 같은 ‘조선 민요’를 적어놓았을까 [책마을]
저자는 이를 지배와 통치를 위해 일제가 기획한 문화상품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본다. 조선 문화의 식민지화 혹은 제국의 식민지 흉내 내기 과정에서 조선 민요가 활용됐다는 것이다.

“이때 큰 역할을 자임하게 되는 대중매체 가운데 하나가 시각(이미지)과 청각(노래), 둘의 통합체인 문자를 동시에 거느리는 사진엽서였다. 사진엽서에 올려진 ‘조선 민요’들은 ‘제국(국민)의 소리’로 떠오르지만, 동시에 제국 귀퉁이의 ‘지방적인 것’으로 그 위상과 가치가 대폭 깍이게 된다.”

흥미로운 주제지만 일반인은 읽기 쉽지 않은 책이다. 매우 학술적이다. 재미있게 읽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애초에 이 책은 저자가 2011~2021년 사이에 발표한 학술 논문 8편을 단행본 형식에 맞게 수정·보완해 재구성한 것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