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여행? 예술여행? 아자부다이힐스에서 놓치면 후회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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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테산도 힐스, 긴자 식스, 롯폰기 힐스…. 지난 수십 년간 도쿄를 세계 ‘도시재생의 롤모델’로 만든 화제의 장소들이다. 예술과 미식, 럭셔리 등 문화·상업시설이 어떻게 버려진 지역을 되살릴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다. 이런 실험을 주도하고 성공시킨 회사는 모리빌딩컴퍼니. 아자부다이힐스는 모리가 34년간 공들인 역작이자 그동안의 노하우를 모두 쏟아부었다는 점에서 개장 전부터 화제가 됐다.
롯폰기 모리타워의 모리미술관으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리는 아자부다이힐스에도 거장들의 예술 작품을 곳곳에 설치했다. 모리JP타워 로비를 장식한 은빛 대형 설치 작품은 덴마크 예술가 올리퍼 엘리아슨의 손길이 닿았다. 그의 작품은 쇼핑센터의 반대편 아자부다이힐스갤러리에서도 만날 수 있다. 갤러리 오프닝 전시로 3월 말까지 ‘Olafur Eliasson: A harmonious cycle of interconnected nows(서로 연결된 현재의 조화로운 순환)’ 전시가 열리고 있어서다. 자연의 빛과 색으로 새로운 시지각 경험을 주는 그의 작품들은 기하학적 형상에 키네틱 아트가 더해져 한층 더 견고해졌다.
이 밖에 센트럴스퀘어에선 나라 요시토모의 ‘Miss Forest in Tokyo’와 현대예술가 유타카 소네의 작품 등을 마주할 수 있다.
몰입형 아트의 선두주자 격인 ‘팀랩 보더리스’는 도쿄 외곽 오다이바 팔렛타운 전시장에서 아자부다이힐스로 장소를 옮긴다. 오다이바에서 230만 명의 관람객을 모으며 ‘예약 전쟁’을 벌인 팀랩 전시장이 2월 9일 아자부다이로 옮겨온다는 소식에 마니아들은 벌써 기대에 부풀어 있다. 도쿄타워를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아자부다이힐스의 33층 무료 전망대와 함께 ‘인증샷 명소’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올봄에는 뉴욕 기반 대형 갤러리인 페이스가 아자부다이힐스에 문을 연다고.
미식도 빠질 수 없다. 일본 전역에 있는 유명 레스토랑과 카페, 디저트 브랜드 역시 아자부다이힐스에 둥지를 틀었다. 미쉐린 스타 셰프인 가와테 히로야스의 프렌치 레스토랑 플로릴레주, 아라비카 커피와 과일 케이크로 유명한 하브스, 교토의 녹차 카페 나카무라 도키치 등이 이미 문전성시다. 만화 <원피스>의 원화와 판화를 보유하고 있는 슈에이샤 만화갤러리, 조각과 현대미술을 음식과 결합한 갤러리 레스토랑인 부타이우라 등 여러 장르가 결합한 흥미로운 공간도 곧 만날 수 있다.
시끌벅적한 공간을 벗어나 조용한 사색 공간을 찾는다면 오가키서점을 찾아가보자. 1942년 교토에서 시작된 이 서점은 ‘읽는 공간의 본질’을 잘 살려 ‘간사이지방의 쓰타야’라고도 불린다. 아자부다이힐스점은 이 서점의 첫 간토지역 진출지.
인테리어를 과감한 블랙으로 꾸며 전통과 모던의 접점을 찾은 오가키는 1인용 독서공간과 문고판 책들을 잘 정리해놓고, 일본의 전통 직물 전시 등을 결합해 ‘의외의 발견’을 하고 싶은 이들의 발길을 오래 붙잡는다. 카페, 편의점 등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칠 틈이 없다. 전면 통유리로 조용한 재즈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다목적 ‘프리 스페이스’는 아자부다이의 거리를 내려다 보며 느긋하게 책을 읽을 수 있는, 그야말로 지식인들을 위한 ‘발견과 성장의 공간’이다.
김보라 기자
김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