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입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은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입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은 이철규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1일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앞서 발표된 정영환 위원장(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을 필두로 외부 위원 6명과 현역 의원 3명 등 총 10명으로 이뤄졌다. 외부 위원 비중이 높아 물갈이 폭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현역 의원 중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이 포함돼 관심이 쏠린다. 공천에도 결국 ‘윤심(尹心)’이 강하게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당을 이끄는 것은 나”라며 “공천은 공관위원장과 내가 직접 챙길 것”이라고 일축했다.

외부 위원 목소리 낼 수 있나

與 공관위 구성 완료…'친윤 핵심' 이철규도 이름 올렸다
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천하위공(天下爲公) 정신, 가치가 반영되는 공천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하위공은 ‘천하가 한 집의 사사로운 소유물이 아니다’는 뜻이다. 하지만 주요 정당 공관위는 구조적으로 외부 인사들이 목소리를 크게 내기 힘들다. 예비 후보들의 자질부터 각 지역구 환경, 상대 당 후보 경쟁력, 낙천에 따른 당내 분란 등의 복잡한 방정식을 외부에서 갓 영입된 공관위원들이 풀어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서다. 이 때문에 원로 정치인이 공관위원장을 맡는 경우가 아니면 외풍을 차단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정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에 지명됐을 때부터 공관위에 참여할 현역 의원에게 관심이 쏠렸다. 세 명의 현역 의원 중 계파색이 옅은 장동혁 사무총장이 당연직으로 참여하지만, 장 총장은 2022년 5월 국회에 들어온 0.5선이다. 나머지 한 명인 이종성 의원도 비례대표 출신으로 당내 입지가 강하지 않다.

반면 이 위원장은 현재 여당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공관위의 무게중심이 이 위원장에게 실릴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철규에게 쏠리는 관심

김기현 전 대표 체제에서 당 사무총장을 지낸 이 위원장은 ‘김기현 지도부’ 중 한동훈 비대위 출범 후에도 당내 요직을 맡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한 위원장과 공동으로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기지방경찰청장 출신인 이 위원장은 경찰 재직 당시 정보업무를 주로 맡아 전국 각지에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를 바탕으로 사무총장을 지내면서 총선에 출마할 당내 인사를 속속들이 파악했다. 당 안팎에선 “여의도연구원의 데이터에 이철규의 정성평가가 합쳐져 공천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파다했다. 장제원 권성동 의원 등 원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용산의 관계가 소원해진 가운데 대통령실과의 소통을 책임질 당내 유일한 인물로 평가받기도 한다.

일각에선 이 위원장의 역할이 한동훈 비대위 체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천에 ‘윤심’이 작동하는 모양새가 공천 쇄신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위원장은 “인재영입위원장이 공관위원 중 한 명으로 포함돼 축적된 자료를 잘 활용하는 게 필요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