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20~30대 남성의 일자리와 결혼 상대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최근 전반적인 고용 지표는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20~30대 남성의 고용률 개선세는 같은 세대 여성과 비교해 저조해진 것이다. 여기에 성비 불균형으로 청년 남성 상당수가 결혼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표도 나왔다. 이러한 흐름은 결혼 시장과 저출생에 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 올라가는데…올라가다만 2030男 고용 지표

12일 한경닷컴이 국가통계포털(KOSIS)의 성/연령별 경제활동인구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청년층 남성 고용 지표는 같은 연령층 여성 고용 증가율을 하회했다.

20대 남성 고용률이 0.7%포인트 오르는 동안 같은 연령대 여성의 고용률은 1.2%포인트 올랐다. 30대 남성 고용률이 0.2%포인트 감소하는 동안 같은 연령대 여성 고용률은 3.1%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30대 남성 고용률은 2년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다. 같은 연령대 여성이 3년째 고용 개선세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12월 고용 통계가 떨어진 것은 30대 남성과 50대 여성뿐이다.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그래프=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청년층 남성은 실업도 다소 늘어난 편이다. 특히 지난해 12월 20대 남성의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0.9%포인트 늘어나 전 성/연령대별 지표에서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20대 여성 실업률은 오히려 0.3%포인트 떨어지면서 3년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30대는 남녀 모두 지난 2년간 0.7%포인트 늘어났으나, 30대 여성이 지난 2021년에 2.1%포인트나 급감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남성 실업률 개선이 더딘 편이다.

여전히 남성의 고용률 자체는 전 연령대에서 여성에 비해 높은 편이다. 다만 그만큼 고용 시장에서 남성을 우대하는 경향성이 줄어들고, 남성 중심의 제조업이나 건설업 등 경기는 주춤하는 동안 상대적으로 고용이 저조하던 서비스업, 문화 산업 등이 팽창하면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000년대 초 각각 60%대, 90%대에서 움직이던 20대와 30대 남성의 고용률은 최근 각각 50%대 중후반, 80%대 중후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200년대 초 50%대 초반에 그쳤던 청년층 여성 고용률은 이제 20대 여성이 60%대 초중반, 30대 여성이 60% 중후반으로 70%에 가까워질 정도로 크게 개선됐다.

취업이 어렵다보니 아무 이유 없이 쉬었다는 '쉬었음' 남성 인구도 지난해 12월 184만명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인 2020~2022년 사이 12월 기준 190만명까지 올라갔던 이 지표는 올해는 소폭 내려가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이 지표는 140만명대 안팎 정도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결혼도 어려운 2030男

여성 고용 지표가 개선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남성 고용 시장 악화는 결혼과 출생 지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층에서도 상대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의 결혼 의지가 더 높은데 고용이 불안정한 남성이 많아지는 만큼 혼인과 자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남성의 수도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는 결국 사회 전반적으로 혼인과 자녀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수를 감소시킨다는 평가다. 2022년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중 자녀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68%로 20대 여성(35%)의 약 2배에 달했다.

최근 성비 불균형으로 청년층 한국 남성 80만명이 결혼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학술저널 더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더들리 포스턴 미국 텍사스 A&M대학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기고문을 통해 "한국의 성 불균형은 남성에게 나쁜 소식이다. 남성 인구가 여성보다 많고, 결혼 전망은 암울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미혼남성 시한폭탄이 이제 곧 터진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2023년 성·연령대별 인구 현황. 출처=행정안전부
2023년 성·연령대별 인구 현황. 출처=행정안전부
실제 최근 행정안전부 통계에서도 이러한 성비 불균형은 확인된다. 40대 이상만 해도 남녀 인구수 격차는 1.7%포인트 격차 정도지만, 30대는 4.06%포인트, 20대는 4.46%포인트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격차가 커진다. 그나마 10대는 2.9%포인트, 10대 미만은 2.5%포인트로 요즘 20대 미만에서는 그 격차가 줄어든 분위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