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과 LG생활건강의 갈등이 4년 9개월 만에 봉합됐습니다. 납품단가를 두고 갈등을 빚다 다시 직거래를 시작하기로 한 건데요.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습이 심해지는 가운데, 쿠팡이 실리를 택하면서 향후 CJ제일제당과의 갈등 봉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김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쿠팡에 코카콜라를 검색하면 상품은 나오지만 로켓배송으로 받아볼 수는 없습니다.

LG생활건강 직거래 상품이 아닌 오픈마켓 입점 판매자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쿠팡과 LG생활건강은 지난 2019년 4월 납품 협상과정에서 갈등을 빚어 거래가 중단됐습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타 온라인몰 판매가 인상, 할인 비용 전가 등 쿠팡의 불공정행위를 공정위에 신고했고, 공정위는 이를 '갑질'로 인정해 과징금 33억 원을 부과한 바 있습니다.

이에 반발한 쿠팡은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 등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긴 싸움을 이어오던 쿠팡이 이 판결을 일주일 남겨놓은 오늘 LG생활건강과의 거래 재개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거래 재개는 양 측이 모두 그 필요성을 공감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실적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LG생활건강은 매출 확대를 꾀하기 위해 판매 채널 확대가 절실했고,

쿠팡의 입장에서도 생활용품 국내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의 음료, 화장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 상품을 취급할 수 있어 시너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브랜드 애경, 유한킴벌리 등에 이어 LG생활건강 제품 판매도 시작하며 한국 공략을 본격화하는데 따른 위기감이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도 나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업체들을 크게 위협을 하고 있는 거는 맞잖아요. 이게 지금 소비자들은 항상 찾는 물건이 없으면 다른 데를 갈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보니 중요한 제품에 대해서는 공을 들이는…]

이제 업계의 시선은 1년 반 넘게 이어온 CJ제일제당과의 갈등 향방에 쏠립니다.

CJ제일제당이 쿠팡과 거래를 납품을 중단한 이후 쿠팡의 경쟁사인 네이버쇼핑, 신세계그룹, 11번가 등과 손을 잡고 반(反)쿠팡연대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CJ제일제당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판촉행사를 강화하거나, 전용 상품을 개발하며 쿠팡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현재 협상 상황에 관해서 CJ제일제당은 "쿠팡의 발주 중단 이후 상황이 달라진 바 없다"는 입장이고, 쿠팡은 "물밑 협상은 진행중이나, 아직은 가시화되는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창호, 영상편집: 김정은 CG: 이혜정


김예원기자 yen88@wowtv.co.kr
쿠팡-LG 5년 만에 화해…反쿠팡연대 각개 격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