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일본으로의 외국인 투자금 대이동은 두 나라의 엇갈린 경제 체력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수출이 4.6% 감소하며 2016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은 무역적자 폭을 줄이며 10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갔다.

12일 중국 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수출액은 3조3800억2000만달러(약 444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6% 줄었다. 중국 연간 수출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은 2016년 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각각 두 자릿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액을 합친 미국과의 무역 규모가 11.6% 줄었는데 이는 2019년 후 4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이 정치, 외교, 경제, 산업 등 각 분야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는 것과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잃어버린 30년' 따라갈까 두려운 中…'잃어버린 30년' 대탈출 스텝 밟는 日
중국은 수입도 줄었다. 지난해 수입액은 2조556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내수가 침체했기 때문이다.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3% 하락해 3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소비자물가 3개월 연속 하락은 국내 수요 약세의 신호로 전문가들은 더 많은 부양책을 요구한다”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보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본은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스텝을 차근차근 밟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작년 11월 경상수지가 1조9256억엔(약 17조4000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같은 해 2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이다. 2022년 11월보다 8.6% 증가한 규모로, 비교 가능한 1985년 이후 11월 경상수지 흑자액으로는 최대라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꿈쩍 않던 물가도 뛰었다. 지난해 도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0% 올라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는 일본 경제를 가려온 디플레이션 심리와 비용 절감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해로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