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이재명 대표 피습과 관련된 더불어민주당의 음모론은 상당 부분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에 출연한 의원들이 김씨의 주장을 재생산하며 논란을 키우고 있어서다.

김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유튜브에 참석한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누군가 힘을 가진 쪽에서 (이 대표 피습과 관련한) 정반대의 뉴스를 막 쏟아냈다”며 이 대표 피습 현장 영상을 공유했다. 김씨는 “(경찰이) 현장을 보존하지 않고 물청소를 바로 했다”며 “사건 초기에 경상이다, 과도다, 노인이다, 열상이다, 피도 얼마 흘리지 않았다는 등의 얘기가 대테러센터에서 처음 나왔다”고 주장했다. 대테러센터가 국무총리실 산하인 점을 고려해 정부가 조직적으로 이 대표 피습 사건 축소에 나섰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김씨는 8일 “(피의자가) 범행 동작을 누군가에게 배운 건가”라며 음모론에 군불을 땠다.

정 최고위원은 12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씨가 공유한 것과 동일한 영상을 틀며 “현장을 급히 물청소하라고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며 “가짜뉴스 진원지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의자에 대해서는 “고도로 훈련된 사람 같다”고 했다. 김씨의 주장이 정 최고위원 입을 통해 확산한 것이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