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많이 팔려"…현대차·기아, 美 터줏대감 제치고 '잭팟'
현대차·기아가 작년 미국 시장에서 165만대 넘게 팔렸다. 역대 최다 실적이다. 지프, 크라이슬러 등 미국 정통 브랜드가 속한 스텔란티스를 넘어선 미국 판매 순위 4위다. 2021년 혼다를 제치고 미국 시장 판매 순위 5위에 오른지 2년 만에 한 계단 상승했다. 전기차와 고급차·레저용차량(RV) 등 고수익차가 기록 경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기아, 165만2821대 판매

12일 미국 2023년 연간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작년 165만2821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이전 최다 판매 기록은 2021년 기록한 148만 9118대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작년 총 87만 370대를 판매했다. 연간 판매 80만대 벽을 넘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6만9175대가 팔렸다.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역대 최다 실적이다. 기아는 78만2451대로 역시 2021년 기록을 넘어섰다.

현대차·기아는 사상 처음으로 미국 판매 순위 4위를 기록했다. GM(257만7662대) 도요타(224만8477대) 포드(198만1332대)의 뒤를 바짝 쫓는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스텔란티스(판매량 153만3670대)를 처음으로 제쳤다. 스텔란티스는 지프와 크라이슬러, 닷지, 램 등 미국 전통 브랜드와 마세라티, 알파 로메오 등 유럽 고급차 브랜드 등이 속한 다국적 자동차 기업이다.
"고급차 많이 팔려"…현대차·기아, 美 터줏대감 제치고 '잭팟'

○친환경차·제네시스·RV 실적 견인


현대차·기아의 작년 실적은 상품성과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폰티악 M1 콩코스에서 열린 ‘2024 북미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는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이 유틸리티 부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현대차·기아는 2009년 현대차의 제네시스 세단(BH)이 첫 수상을 기록한 이래 8번째로 북미 올해의 차를 차지하는 쾌거다. 현대차·기아는 최근 6년간 다섯 차례, 총 6대의 차량(코나·G70·텔루라이드·아반떼·EV6·EV9)을 ‘북미 올해의 차’로 배출했다.

현대차·기아의 작년 실적은 △친환경차 △고급차(제네시스) △RV 부문이 이끌었다.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등을 포함한다.

현대차·기아는 작년 미국시장에서 총 27만812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52.3% 증가했다. 2021년 처음으로 친환경차를 10만대 이상 판매한 뒤 2년 만에 판매량이 2.7배 급증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친환경차 시장 점유율 23.9%다. 전체 자동차 시장 현대차·기아 시장 점유율(10% 안팎)의 2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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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11개월 연속 두자릿수 판매

차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차 부문에서는 ‘2022년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이오닉5(3만3918대)가 가장 많이 팔렸다. 그 뒤를 △EV6(1만 8879대) △아이오닉6(1만 2999대) △니로 EV(1만 2157대) △코나 일렉트릭(8866대)이 잇는다. HEV 부문에서는 현대 투싼 HEV(4만 311대)와 기아 스포티지 HEV(3만 8592대) 등이 가장 많이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6만 9175대 판매를 기록했다. 2022년 11월부터 14개월 연속 전년 대비 판매 증가를 달성했다. 특히 작년 2월부터는 11개월 연속 두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달성한 연간 150만대 판매는 수치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지만, 이제는 현대차ㆍ기아가 값싸고 효율이 좋은 소위 ‘가성비’가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 브랜드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는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