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철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수술을 할 때 카이메로를 활용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 제공
조철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뇌 수술을 할 때 카이메로를 활용하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 제공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 ‘입체뇌파전극삽입술(SEEG)’을 시행해야 하는데 그때 카이메로의 장점이 발현됩니다.”

조철범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고영테크놀러지의 뇌 수술용 의료 로봇 카이메로(KYMERO)의 장점을 이같이 설명했다.

고영은 3차원(3D) 납도포검사장비(SPI)와 3D 부품 실장 검사장비(AOI)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의료용 로봇을 시장에 선보였다.

고영이 개발한 카이메로는 뇌 질환 수술 및 검사에 활용하는 의료용 로봇이다. 환자의 의료 영상을 기반으로 의사에게 표적 위치와 자세를 안내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수도권 4개 대형 병원에서 사용 중이고, 최근에는 서울대병원과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카이메로는 고난도 수술 시 소요 시간과 환자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조 교수는 “SEEG를 할 때 전극을 6~12개 삽입하는데 이 위치를 계산하고 수정하는데 개당 30분 이상 소요됐다”며 “반면 카이메로를 사용하면 개당 5~10분으로 단축되고 이러면 어떤 수술은 4~5시간 줄여주는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고영테크놀러지가 개발한 뇌 수술용 의료로봇 카이메로.  /고영테크놀러지 제공
고영테크놀러지가 개발한 뇌 수술용 의료로봇 카이메로. /고영테크놀러지 제공
카이메로는 신경외과에서 SEEG 외에 뇌조직생검술(종양이 뇌의 깊은 중심부에 있을 때 진단 목적으로 하는 수술) 등에 주로 사용될 수 있다. 조 교수는 “이 수술들은 공통적으로 뇌를 조그맣게 열고 침을 찌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편한 자세나 힘을 많이 쓴다면 사람 손은 일부 떨림이 있을 수 있는데 로봇팔은 떨림이 없다”며 “기존의 정위기능 수술기구는 약간 흔들림이 있는 반면 카이메로 팔을 견고하고 떨림이 없다”고 소개했다.

조 교수는 또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과 같은 환자의 영상 이미지를 구현할 때 정확도가 높은데 소프트웨어면에서도 훌륭한 장비”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로봇 수술에 대한 환상을 품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로봇 수술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일부 환자들은 로봇이 전부 수술을 해주는 줄 알고 있는데 그건 오해”라면서 “기존 수술 방식은 아날로그 형태여서 오류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점을 도와주는 기구로 이해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수원=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