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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사이드' 혐의 받는 이스라엘…국제재판소, 책임 인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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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법적 기준 엄격하고 좁아"…구속력 있어도 이행 보장 안돼
    명령 강제할 유일한 방법은 안보리 투표…문제는 '거부권'
    전문가 "본안 사건 심리, 수년 걸릴 수 있어"
    '제노사이드' 혐의 받는 이스라엘…국제재판소, 책임 인정할까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제노사이드(genocide·집단학살) 혐의에 대한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공개심리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재판소가 향후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번 사건의 판단은 이스라엘의 행위와 계획이 국제법상 제노사이드의 정의와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제노사이드'라는 용어는 미국으로 망명한 폴란드계 유대인 변호사 라파엘 렘킨이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44년 독일 나치정권의 유대인 집단학살(홀로코스트)을 묘사하기 위해 사용하면서 일반화됐다.

    유엔은 1948년 채택한 제노사이드 협약에서 제노사이드를 국제 범죄로 성문화했다.

    이 협약은 제노사이드를 "국가적, 민족적, 인종적, 종교적 집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파괴하려는 의도로 행해진 행위"로 정의한다.

    여기에는 살인·집단에 심각한 피해를 가하는 행위·집단의 환경을 생활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행위·집단 내 출산을 막는 행위·아동을 다른 집단으로 강제로 이주시키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제노사이드 협약 6조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는 해당 행위가 이뤄진 영토 내 있는 국가의 관할 재판소나 ICJ에서 심리하도록 명시돼 있다.

    유엔 최고법원으로 국가간 분쟁을 다루는 ICJ는 제노사이드 범죄에서도 국가를 당사자로 한다.

    하지만, 법정에서 제노사이드 범죄를 입증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유엔의 대량학살 방지 및 보호 책임 사무국에 따르면, 제노사이드 범죄에서 가해자의 '의도'를 입증하는 것이 어려운 부분이다.

    사무국 측은 "제노사이드 범죄가 성립하려면 국가, 민족, 인종, 종교집단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려는 가해자의 의도가 입증돼야 한다"며 "문화적 파괴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집단을 해산하려는 의도로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오노대학교의 아미하이 코헨 법학과 교수도 제노사이드를 입증하는 "기준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제노사이드' 혐의 받는 이스라엘…국제재판소, 책임 인정할까
    그러면서 앞서 ICJ가 '인종청소'라고 인정되는 혐오스러운 범죄라도 그것이 자동으로 법적으로 제노사이드로 인정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언급했다.

    미국 뉴욕시티대의 이 분야 전문가인 더크 모지스 역시 제노사이드의 법적 정의가 "매우 엄격하고 좁다"며, 이것이 대규모 폭력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데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노사이드의 정의를 결정한 건 피해자가 아닌 국가"라며 "그들(국가)은 안보 위협에 맞서거나 대응할 때 그 법이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적용되지 않도록 했다"고 짚었다.

    ICJ의 판단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만, 이를 강제할 방법 역시 마땅치 않다.

    ICJ의 명령을 집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투표를 통하는 방법이다.

    만장일치제인 안보리에서 미국, 러시아를 포함한 5개 상임 이사국 중 누구라도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에 ICJ 명령에 불복하는 당사국에 대한 제재를 합의하는 일은 쉽지 않다.

    앞서 ICJ는 2022년 3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군사작전을 멈추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지금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스라엘의 제노사이드 혐의에 대한 본안 심리만 하더라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제노사이드 협약 이후 일어난 대표적 제노사이드로는 1994년 후투족 극단주의자들이 르완다에서 투치족을 포함한 80만 명 이상을 살해한 사건이 있다.

    이와 함께 1995년 보스니아 스레브레니차에서 이슬람교도들이 대량 학살된 사건, 2003∼2004년 수단 다르푸르에서 수단군이 자행한 학살과 강제이주 사건도 제노사이드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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