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드 하우스는 관광지에 마련해야 합니다 [최원철의 미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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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정부가 '세컨드 홈' 또는 '세컨드 하우스'를 활성화하겠다고 합니다. 1주택자가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 집을 사면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아 종부세, 양도세 등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인구를 늘려보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세컨드 홈도 결국 투자용으로 선택했던 수요자들이 많습니다. 한동안 관광객이 몰렸던 속초나 양양, 강릉에 세컨드 홈 투자가 많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소멸하는 지역의 집값은 오를 가능성이 작습니다. 인구가 소멸하기 때문에 생활 사회간접자본(SOC)도 거의 없을 것이고 교통이 좋지도 않을 겁니다.
해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명한 관광지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그렇게 몰려든 분들 가운데 너무 북적이는 것을 싫어하는 이들은 주변의 한적한 관광지를 찾게 됩니다. 지방에 거점도시가 생기고, 주변 도시에도 유입 인구가 늘어나는 낙수효과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방에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등을 만들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대기업 임직원들의 가족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어서 주변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주말에는 유령도시가 된다고 합니다. 교육 문제, 의료기관이나 문화센터 등 생활 SOC이 몰려있는 대도시 선호는 당연합니다. 특히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면 지방에 세컨드 홈을 미리 사 놓았다가 은퇴 후에 집을 옮기는 경우는 어떨까요. 나이가 들면 대중교통이 중요해지고, 외로움이 늘어 오히려 대도시를 선호하게 된다고 합니다. 대도시에 거주했던 은퇴자들을 유인하려면 교통과 생활 편의시설이 갖춰진 대규모 은퇴자 마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가 강원도 삼척시에서 추진하는 '골드시티'도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 지방소멸 방지형 도시개발 정책입니다. 삼척과 같은 관광지에 많은 인구가 모여 살면 병원 등 생활 SOC 시설도 다시 들어오고, 관광지가 활성화가 되면 낙수효과로 그 주변 지역까지 여행객 증가를 노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인구감소지역도 줄어들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멕시코 캉쿤에 있는 대규모 은퇴자 마을이나 벨리즈 산페드로섬에 조성된 대규모 은퇴자 마을도 참고할만한 사례입니다. 벨리즈는 1985년 영국에서 독립한 카리브해 내 인구 40만의 작은 나라이지만,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은퇴 이민해서 온 거주자가 무려 120만여명이 됩니다.
산페드로섬은 관광지이지만 기본적으로 은퇴 이민 온 분들이 워낙 많이 살고 있어서 각종 생활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최고의 은퇴자 마을입니다. 미국인들이 미리 집을 '타임쉐어' 방식으로 구매, 은퇴 전에는 매년 휴가철에 놀러 오고 은퇴 후에는 미국에서 연금을 받아서 이곳으로 이주해서 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천 송도에 아메리칸타운이라는 미국 교포 은퇴자를 위한 마을을 조성했습니다. 이런 수요는 국내 해안가 대규모 관광지와 제주도에 얼마든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은퇴해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것은 어쩌다 한번 놀러 갈 때 얘기고 시골에 세컨드 홈을 장만하겠다는 생각은 투자수익이 발생할 수 있느냐도 동시에 고려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컨드 홈이 아닌 은퇴 후에도 영원히 살 수 있는 집이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그런데 세컨드 홈도 결국 투자용으로 선택했던 수요자들이 많습니다. 한동안 관광객이 몰렸던 속초나 양양, 강릉에 세컨드 홈 투자가 많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인구가 소멸하는 지역의 집값은 오를 가능성이 작습니다. 인구가 소멸하기 때문에 생활 사회간접자본(SOC)도 거의 없을 것이고 교통이 좋지도 않을 겁니다.
해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유명한 관광지에는 사람들이 몰리고, 그렇게 몰려든 분들 가운데 너무 북적이는 것을 싫어하는 이들은 주변의 한적한 관광지를 찾게 됩니다. 지방에 거점도시가 생기고, 주변 도시에도 유입 인구가 늘어나는 낙수효과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방에 혁신도시나 기업도시 등을 만들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다만 대기업 임직원들의 가족들은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어서 주변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주말에는 유령도시가 된다고 합니다. 교육 문제, 의료기관이나 문화센터 등 생활 SOC이 몰려있는 대도시 선호는 당연합니다. 특히 학령기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대부분 대도시에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면 지방에 세컨드 홈을 미리 사 놓았다가 은퇴 후에 집을 옮기는 경우는 어떨까요. 나이가 들면 대중교통이 중요해지고, 외로움이 늘어 오히려 대도시를 선호하게 된다고 합니다. 대도시에 거주했던 은퇴자들을 유인하려면 교통과 생활 편의시설이 갖춰진 대규모 은퇴자 마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가 강원도 삼척시에서 추진하는 '골드시티'도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춘 지방소멸 방지형 도시개발 정책입니다. 삼척과 같은 관광지에 많은 인구가 모여 살면 병원 등 생활 SOC 시설도 다시 들어오고, 관광지가 활성화가 되면 낙수효과로 그 주변 지역까지 여행객 증가를 노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인구감소지역도 줄어들고, 외국인 관광객 유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멕시코 캉쿤에 있는 대규모 은퇴자 마을이나 벨리즈 산페드로섬에 조성된 대규모 은퇴자 마을도 참고할만한 사례입니다. 벨리즈는 1985년 영국에서 독립한 카리브해 내 인구 40만의 작은 나라이지만,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은퇴 이민해서 온 거주자가 무려 120만여명이 됩니다.
산페드로섬은 관광지이지만 기본적으로 은퇴 이민 온 분들이 워낙 많이 살고 있어서 각종 생활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최고의 은퇴자 마을입니다. 미국인들이 미리 집을 '타임쉐어' 방식으로 구매, 은퇴 전에는 매년 휴가철에 놀러 오고 은퇴 후에는 미국에서 연금을 받아서 이곳으로 이주해서 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천 송도에 아메리칸타운이라는 미국 교포 은퇴자를 위한 마을을 조성했습니다. 이런 수요는 국내 해안가 대규모 관광지와 제주도에 얼마든지 존재하고 있습니다. 은퇴해서 조용히 살고 싶다는 것은 어쩌다 한번 놀러 갈 때 얘기고 시골에 세컨드 홈을 장만하겠다는 생각은 투자수익이 발생할 수 있느냐도 동시에 고려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세컨드 홈이 아닌 은퇴 후에도 영원히 살 수 있는 집이 더 필요한 시점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