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로 발등 찧은 Fed…사상 최대 규모의 연간 영업 손실 기록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해 연간 최대 규모의 영업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Fed가 12일(현지시간) 2023년 연간 재무제표 예비결과를 발표하며 지난해 1143억 달러의 연간 영업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Fed의 이같은 손실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시장에 유동성 지원을 위해 대량의 국채와 모기지 담보 증권을 매입한 영향이다.

Fed는 이후 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자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돌아서며 금리를 올렸고, 기존에 매입한 국채와 모기지 담보증권과 관련해 지급해야 하는 이자 부담도 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 상승으로 국채와 모기지 담보 증권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긴 했지만 Fed는 이들 자산을 만기까지 보유하기 때문에 손실을 기록하진 않는다고 전했다.

Fed는 그간 영업 이익이 발생했을 땐 운영비를 제하고 나머지를 미 재무부에 반납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이 발생했을 때는 ‘이연자산’ 계정을 만들어 여기에 기록한 뒤 이익이 났을 때 갚는 구조로 운영된다. Fed는 이연 자산을 먼저 갚은 뒤 남은 돈을 재무부로 내면 된다.

Fed는 2022년 첫 9개월간 재무부에 760억달러의 수익을 이전했다. 그리고 그해 9월에 영업 적자로 돌아서면서 그해 이연 자산은 166억달러로 늘어났다. WSJ에 따르면 2022년까지 Fed는 109년 역사에서 영업손실로 인해 상당 기간 재무부로 송금을 중단한 경우는 없었다.

Fed의 이연자산은 지난해 1164억달러 늘어나면서 누적액은 총 1330억달러에 달한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