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애플 vs MS '왕좌의 게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뉴욕증시에서 시가총액 분석이 시작된 것은 1926년이다. 이후 98년 동안 미국 증시에서 단 하루만이라도 시가총액 1위를 차지한 기업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한 제너럴일렉트릭(GE),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 세계 최대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 화학회사 듀폰, 세계 최대 담배회사 알트리아, 통신기업 AT&T, 유통업체 월마트와 정보기술(IT)업체 IBM·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시스코·알파벳·아마존 등이다.
미국 시총 1위 기업의 바통 터치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와 맥을 같이했다. 닷컴 버블이 꺼진 2001년부터 미국 증시 대장주 자리는 GE가 차지했다. 2000년대 중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패권은 석유·자원주로 넘어갔다. 엑슨모빌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황제주 자리를 지켰다.
엑슨모빌의 독주를 저지한 기업은 애플이다. 2007년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2012년 왕좌에 오르면서 빅테크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그해는 한국전력을 제치고 1999년 한국 증시 대장주에 등극한 삼성전자가 세계 시총 10위에 든 유일한 해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후 작년까지 딱 한 차례를 제외하곤 시총 세계 1위 자리를 놓은 적이 없다. 2018년 MS가 애플의 질주에 제동을 건 적이 있는데, 올 들어 애플과 MS 간 세기의 라이벌전이 재현되고 있다. MS는 세계 증시에서 가장 기라성 같은 종목이다. 자본금 1500달러로 시작해 상장 9년 만에 세계 시총 10위에 진입한 뒤 1998~2000년 정상에 올랐으며, 그 뒤로 단 한 번도 톱10 자리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애플과 MS의 왕좌 전쟁은 단순한 기록 경쟁을 넘어 미래 산업의 주도권 쟁탈전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 시대 혁신의 총아로 추앙받던 애플마저 “소프트웨어 매출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만든 게 인공지능(AI) 격변이다. 세계 시총 10위 기업 중 AI 전쟁에 직접적으로 얽히지 않은 기업은 사우디아람코와 벅셔해서웨이 단 두 곳뿐이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
발명왕 에디슨이 설립한 제너럴일렉트릭(GE),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 세계 최대 석유 메이저 엑슨모빌, 화학회사 듀폰, 세계 최대 담배회사 알트리아, 통신기업 AT&T, 유통업체 월마트와 정보기술(IT)업체 IBM·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시스코·알파벳·아마존 등이다.
미국 시총 1위 기업의 바통 터치는 글로벌 산업 트렌드와 맥을 같이했다. 닷컴 버블이 꺼진 2001년부터 미국 증시 대장주 자리는 GE가 차지했다. 2000년대 중반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시대가 도래하면서 패권은 석유·자원주로 넘어갔다. 엑슨모빌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황제주 자리를 지켰다.
엑슨모빌의 독주를 저지한 기업은 애플이다. 2007년 스마트폰 시대를 연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2012년 왕좌에 오르면서 빅테크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그해는 한국전력을 제치고 1999년 한국 증시 대장주에 등극한 삼성전자가 세계 시총 10위에 든 유일한 해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후 작년까지 딱 한 차례를 제외하곤 시총 세계 1위 자리를 놓은 적이 없다. 2018년 MS가 애플의 질주에 제동을 건 적이 있는데, 올 들어 애플과 MS 간 세기의 라이벌전이 재현되고 있다. MS는 세계 증시에서 가장 기라성 같은 종목이다. 자본금 1500달러로 시작해 상장 9년 만에 세계 시총 10위에 진입한 뒤 1998~2000년 정상에 올랐으며, 그 뒤로 단 한 번도 톱10 자리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애플과 MS의 왕좌 전쟁은 단순한 기록 경쟁을 넘어 미래 산업의 주도권 쟁탈전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 시대 혁신의 총아로 추앙받던 애플마저 “소프트웨어 매출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가 나오도록 만든 게 인공지능(AI) 격변이다. 세계 시총 10위 기업 중 AI 전쟁에 직접적으로 얽히지 않은 기업은 사우디아람코와 벅셔해서웨이 단 두 곳뿐이다.
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