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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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학자들이 점치는 향후 1년 내 경기침체 확률이 40% 아래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하면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다만 연착륙 기대감에도 미 중앙은행(Fed)이 3월 첫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응답은 10명 중 2명에도 못 미쳤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제학자 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미국 경제가 향후 12개월 안에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 응답자는 39%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작년 10월의 48%보다 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년 전(61%)과 비교해서는 더욱 크게 낮아졌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전인 5일~9일 실시됐다. 지난주 공개된 작년 12월 CPI 상승률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Fed의 조기 금리 기대감을 약화했다. 하지만 다음날 공개된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예상보다 더 둔화했다.

코메리카 은행의 빌 애덤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초와 비교해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은 작아졌다"며 "금리는 낮아지는 추세고, 유가는 하락하고, 소득은 인플레이션 대비 빠르게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성장률 자체가 둔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라지브 다완 조지아주립대학 경제학자는 "이는 경제 침체라기보다는 성장이 멈춘 것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제학자들은 미국의 실업률이 작년 12월 3.7%에서 올해 6월엔 4.1%, 연말에는 4.3%로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장 둔화 속에 실업률이 높아지는 상태가 이어지면 대중들은 불황이 아님에도 불황에 빠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Fed의 금리 인하 시기 전망은 시장과 의견이 달랐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18.4%만이 오는 3월에 첫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오는 5월과 6월에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답변은 각각 31.4%, 34.3%로 집계됐다. 미국 금리선물시장에서는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 이상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경제학자들은 Fed의 금리 인하 폭 역시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것이라고 봤다. 경제학자들은 6월 말까지 0.25%포인트 인하를 점쳤다. 시장에서는 상반기 3차례 인하를 예상하지만, 경제학자들은 1~2차례로 보고 있다.

설문에 참여한 경제학자들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미국의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 폭이 작년 11월 3.2%에서 올해 말 2.3%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Fed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이다. Fed 당국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2.4%)과도 거의 비슷하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