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슬라가 탐내더니…이젠 中 비야디도 넘보는 리튬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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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야디, 브라질 시그마리튬과 인수 가능성 논의
LG엔솔 파트너사, 작년 2월 테슬라 인수설 돌아
LG엔솔 파트너사, 작년 2월 테슬라 인수설 돌아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 기업인 중국 비야디(BYD)가 브라질 리튬 채굴업체 시그마리튬의 인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야디에서 남미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알렉산더 발디는 지난달 상파울루에서 아나 카브랄-가드너 시그마리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공급 계약 체결을 넘어 합작법인(JV) 설립 또는 인수 등을 적극적으로 논의했다”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직 없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비밀 유지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회담의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시그마리튬은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2월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인수한다는 소문이 한 차례 돌았던 회사기도 하다. 시그마리튬의 본사는 캐나다에 있지만, 주요 사업을 브라질에서 영위한다. 브라질은 호주,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 5위 리튬 생산국(2022년 기준)이다.
시그마리튬은 지난해 4월부터 브라질에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에 위치한 대규모 공장에서 리튬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연간 27만t 수준의 리튬 생산 능력을 세 배로 늘릴 계획이다. 기업가치는 29억달러(약 3조8000억원)로 추정된다.
공급 과잉 우려로 리튬값이 급락하면서 이 회사의 실적은 최근 급속도로 악화했다. 지난해 1~9월 이 회사는 2550만캐나다달러(약 250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1년 전 같은 기간 1억2990만캐나다달러(약 1274억원)의 매출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나빠졌다. 최근 6개월 새 주가는 30% 넘게 떨어졌다. 이에 시그마리튬 이사회는 회사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검토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브라질 현지 언론 엑사메는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과 독일 폭스바겐이 매각 입찰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폭스바겐 측은 이와 관련해 “원자재 시장 개척을 위해 전 세계 여러 지역의 많은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시장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반응했다.
시그마리튬 인수전을 둘러싼 여러 풍문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를 위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 간 경쟁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비야디를 포함한 중국 업체들은 공급망 안정화에 특히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서구권으로부터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제조업 부문에서의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고, 유럽 규제 당국은 중국 전기차 업계의 불공정 보조금 지급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자국 리튬업체 지분을 갖고 있던 중국 기업 3곳에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투자 철회를 명령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비야디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핵심 광물을 비롯해 배터리, 컴퓨터 칩 등 높은 수준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 전기차를 비교적 싼 값에 팔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판매량 기준 테슬라를 제치는 성과를 냈다. 월가에선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2008년부터 투자해 온 유일한 전기차 기업이라는 데 주목한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7월 이미 브라질 북동부 카마카리 산업단지에 30억헤알(약 8117억원)을 들여 연간 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고, 멕시코와도 협의 중이다. 유럽과 긴장 관계에 놓인 가운데서도 같은 해 12월 헝가리 공장 건설 계획을 구체화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비야디에서 남미 지역 사업을 총괄하는 알렉산더 발디는 지난달 상파울루에서 아나 카브랄-가드너 시그마리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공급 계약 체결을 넘어 합작법인(JV) 설립 또는 인수 등을 적극적으로 논의했다”며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아직 없다”고 FT에 말했다. 그는 비밀 유지계약을 맺었다는 이유로 회담의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시그마리튬은 한국 LG에너지솔루션과 리튬 공급계약을 체결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2월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가 인수한다는 소문이 한 차례 돌았던 회사기도 하다. 시그마리튬의 본사는 캐나다에 있지만, 주요 사업을 브라질에서 영위한다. 브라질은 호주, 칠레, 중국, 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 5위 리튬 생산국(2022년 기준)이다.
시그마리튬은 지난해 4월부터 브라질에 남동부 미나스제라이스주에 위치한 대규모 공장에서 리튬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연간 27만t 수준의 리튬 생산 능력을 세 배로 늘릴 계획이다. 기업가치는 29억달러(약 3조8000억원)로 추정된다.
공급 과잉 우려로 리튬값이 급락하면서 이 회사의 실적은 최근 급속도로 악화했다. 지난해 1~9월 이 회사는 2550만캐나다달러(약 250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1년 전 같은 기간 1억2990만캐나다달러(약 1274억원)의 매출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상황이 크게 나빠졌다. 최근 6개월 새 주가는 30% 넘게 떨어졌다. 이에 시그마리튬 이사회는 회사 매각을 포함한 전략적 검토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태다. 브라질 현지 언론 엑사메는 중국 배터리 업체인 CATL과 독일 폭스바겐이 매각 입찰에 뛰어들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폭스바겐 측은 이와 관련해 “원자재 시장 개척을 위해 전 세계 여러 지역의 많은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시장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반응했다.
시그마리튬 인수전을 둘러싼 여러 풍문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확보를 위한 글로벌 전기차 기업 간 경쟁이 더욱 격화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비야디를 포함한 중국 업체들은 공급망 안정화에 특히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 유럽, 캐나다 등 서구권으로부터의 견제가 심해지고 있어서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는 제조업 부문에서의 대(對)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고, 유럽 규제 당국은 중국 전기차 업계의 불공정 보조금 지급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자국 리튬업체 지분을 갖고 있던 중국 기업 3곳에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투자 철회를 명령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비야디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회사는 핵심 광물을 비롯해 배터리, 컴퓨터 칩 등 높은 수준의 수직 계열화에 성공, 전기차를 비교적 싼 값에 팔 수 있었다. 그 결과 지난해 4분기 판매량 기준 테슬라를 제치는 성과를 냈다. 월가에선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2008년부터 투자해 온 유일한 전기차 기업이라는 데 주목한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비야디는 지난해 7월 이미 브라질 북동부 카마카리 산업단지에 30억헤알(약 8117억원)을 들여 연간 15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겠다고 밝혔고, 멕시코와도 협의 중이다. 유럽과 긴장 관계에 놓인 가운데서도 같은 해 12월 헝가리 공장 건설 계획을 구체화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