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대상 대출 신상품 출시…사용처 제한 없어
골드만삭스, 소비자 대출 중단하고 큰손·기관 대출에 집중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가계대출이나 자영업자 대출 등 일반소비자 대출을 중단하는 한편 기관이나 큰손들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소비자 대출을 제외한 골드만삭스의 고액 대출 및 대출 약정 잔액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총 3천275억 달러로 지난 2020년 동기에 비해 3분의 1 가량 증가했다.

고액 대출은 거래액 평균 6천만 달러 이상으로, 개인 자산가나 사모펀드, 헤지펀드 등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골드만삭스는 중개 및 거래수수료 의존을 줄이기 위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한때 일반소비자 대출을 늘려 이자 마진을 챙기는 전략을 펴기도 했으나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본 뒤로 이 부문 대출은 줄이고 있다.

새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분야가 고액 대출 분야다.

골드만삭스는 16일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개거래가 침체한 시장에서 향후 비소비자 대출에 전념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기관이 대형 고객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은 주로 이 고객과 다른 비즈니스 관계를 맺기 위한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이런 목적은 여전하지만 골드만삭스는 고금리 시기에 순이자 마진을 내는 것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고액 대출로 나가는 자금 중 일부는 일반 저축 계좌 예금으로 충당한다.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소비자예금 잔액은 1천506억 달러로, 2022년 말의 1천200억 달러에 비해 많이 증가했다.

대출을 늘리면 채무불이행 위험도 커진다.

골드만삭스는 거의 모든 대출에서 담보를 잡지만 담보 가치가 크게 떨어지거나 경기 침체가 발생하면 손실은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주식 매입자금으로 막대한 대출을 받은 아케고스 헤지펀드가 지난 2021년에 파산했을 때 이 펀드에 돈을 빌려준 투자은행들이 수조 원씩 손실을 보기도 했다.

골드만삭스 자산관리부서는 최근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특정 사모펀드나 사모신용 및 기타 비유동성 펀드에 대한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고객은 대출받은 돈으로 집이나 예술품을 구입할 수 있으며 골드만삭스나 다른 투자은행 등이 내놓은 다른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도 있다.

사용처 제한이 없는 것이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 신상품 대출이 은행의 자산관리 부문 수익 증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