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미래차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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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부상에 자동차산업 기로
'소프트웨어'가 車의 기준으로
자동차의 정의가 바뀌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는 불변
안전성을 최우선해야 하기에
SW 품질기준 엄격해야
이우종 엔젤식스플러스 대표·아모그룹 부회장
'소프트웨어'가 車의 기준으로
자동차의 정의가 바뀌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는 불변
안전성을 최우선해야 하기에
SW 품질기준 엄격해야
이우종 엔젤식스플러스 대표·아모그룹 부회장
최근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담론 중 최고 화두는 전기차다. 자동차 산업 태동 이후 100년 넘게 지속된 내연기관차에 대한 도전이 거세다. 배터리와 모터, 전력반도체 등 각종 전장품의 기술적 발전에 힘입어 전기차는 안정적인 지위를 구축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친환경 요구는 변화를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 다만 과도하게 많은 업체가 무분별하게 시장에 진입하고 보조금 제도의 소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하락, 충전소 같은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 등으로 그 흐름이 다소 약화됐다. 하지만 이는 신상품·기술이 시장 진입 초기 단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단절’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전기차 이슈 못지않게 자동차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다른 담론이 있다면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는 시각일 것이다. 전기차 도입 이전부터 자동차에는 수많은 전기·전자 부품이 장착돼 왔다. ECU라 불리는 전자제어장치가 많게는 100개가 넘을 정도로 장착됐다. 이런 추세는 미래차의 축이 전장화, 자율주행, 통신 및 각종 편의장치 증대로 이동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중국 샤오미가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고 애플도 끊임없이 자동차 진출설이 제기되는 등 자동차는 점점 ‘바퀴 달린 휴대폰’으로 여겨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자동차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자동차에 실린 소프트웨어의 코드라인 수는 1억 개를 넘을 정도로 복잡하다. 이런 소프트웨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시도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드웨어와 분리하는 디커플링 작업, 소프트웨어의 재활용성을 증대하는 모듈화 작업, 그리고 이런 작업을 폭넓은 개방 생태계로 펼치고자 하는 표준화 작업이 그 근간이 되고 있다.
이런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변화를 표현하는 대표적 용어가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다. 차량의 기능을 판별하는 기준을 소프트웨어로 삼겠다는 것이다. SDV로 대변되는 변화는 제품의 서비스 사업화, 즉 구독경제의 실현을 가능하게 했다. 변화의 선두 주자는 테슬라로 자율주행용 오토파일럿 서비스와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등을 지원하는 커넥티비티 서비스 사업이 그 좋은 예다.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성에 SDV가 있음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를 구현하는 데 반드시 유념할 부분이 있다. 자동차는 일반 기계와 달리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전자제어장치 오작동에 따른 인명 손실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정이 국제표준인 ISO26262로 제정돼 있지만, 소프트웨어에 의한 품질 방지책은 아직도 하드웨어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
자동차 산업에서 안전과 품질은 ‘반드시 지켜야 할’(must-have) 가치다. 물론 편의성이나 효율성도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이들은 ‘있으면 좋은’(nice-to-have) 가치다. ‘있으면 좋은’ 가치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지배할 수는 없다. 비록 SDV에서 원용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휴대폰과 가전 산업 등에서 널리 사용됐더라도 자동차 산업에 곧바로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음도 직시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이 그간 지켜온 품질 지상주의가 SDV 도입 확산으로 약화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품질 기능이 우선 강화돼야 한다.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개발 프로세스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ASPICE 인증 모델의 전 5단계 중 최소한 3단계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인명과 관련된 전자제어장치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ISO 26262 기능안전 규격의 안전통합 수준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을 최고 단계인 D등급이 되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은 크게 부족할 것이다. 한정된 인력으로 SDV를 실현하기 위해선 적용 분야에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기획력을 발휘해야 한다. SDV의 도입과 활용은 대세임이 틀림없고 꼭 가야만 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SDV 적용 확대에 상응하는 품질 제고 방안도 함께 실행돼야 한다.
전기차 이슈 못지않게 자동차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다른 담론이 있다면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는 시각일 것이다. 전기차 도입 이전부터 자동차에는 수많은 전기·전자 부품이 장착돼 왔다. ECU라 불리는 전자제어장치가 많게는 100개가 넘을 정도로 장착됐다. 이런 추세는 미래차의 축이 전장화, 자율주행, 통신 및 각종 편의장치 증대로 이동하면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중국 샤오미가 자동차 산업에 진출했고 애플도 끊임없이 자동차 진출설이 제기되는 등 자동차는 점점 ‘바퀴 달린 휴대폰’으로 여겨지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자동차 산업에서 소프트웨어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미 자동차에 실린 소프트웨어의 코드라인 수는 1억 개를 넘을 정도로 복잡하다. 이런 소프트웨어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발하기 위한 시도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하드웨어와 분리하는 디커플링 작업, 소프트웨어의 재활용성을 증대하는 모듈화 작업, 그리고 이런 작업을 폭넓은 개방 생태계로 펼치고자 하는 표준화 작업이 그 근간이 되고 있다.
이런 자동차 산업의 거대한 변화를 표현하는 대표적 용어가 ‘소프트웨어로 정의된 차량’(SDV·Software Defined Vehicle)이다. 차량의 기능을 판별하는 기준을 소프트웨어로 삼겠다는 것이다. SDV로 대변되는 변화는 제품의 서비스 사업화, 즉 구독경제의 실현을 가능하게 했다. 변화의 선두 주자는 테슬라로 자율주행용 오토파일럿 서비스와 내비게이션 및 인포테인먼트 등을 지원하는 커넥티비티 서비스 사업이 그 좋은 예다.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한 방향성에 SDV가 있음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이를 구현하는 데 반드시 유념할 부분이 있다. 자동차는 일반 기계와 달리 인간의 생명을 담보하는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전자제어장치 오작동에 따른 인명 손실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규정이 국제표준인 ISO26262로 제정돼 있지만, 소프트웨어에 의한 품질 방지책은 아직도 하드웨어에 비해 매우 취약하다.
자동차 산업에서 안전과 품질은 ‘반드시 지켜야 할’(must-have) 가치다. 물론 편의성이나 효율성도 못지않게 중요하지만, 이들은 ‘있으면 좋은’(nice-to-have) 가치다. ‘있으면 좋은’ 가치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치를 지배할 수는 없다. 비록 SDV에서 원용되는 소프트웨어 기술이 휴대폰과 가전 산업 등에서 널리 사용됐더라도 자동차 산업에 곧바로 적용되기에는 한계가 있음도 직시해야 한다.
자동차 산업이 그간 지켜온 품질 지상주의가 SDV 도입 확산으로 약화돼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품질 기능이 우선 강화돼야 한다.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개발 프로세스 역량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ASPICE 인증 모델의 전 5단계 중 최소한 3단계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인명과 관련된 전자제어장치가 적용되는 경우에는 ISO 26262 기능안전 규격의 안전통합 수준 ASIL(Automotive Safety Integrity Level)을 최고 단계인 D등급이 되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은 크게 부족할 것이다. 한정된 인력으로 SDV를 실현하기 위해선 적용 분야에 우선순위를 지정하는 기획력을 발휘해야 한다. SDV의 도입과 활용은 대세임이 틀림없고 꼭 가야만 하는 방향이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처럼 SDV 적용 확대에 상응하는 품질 제고 방안도 함께 실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