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인 카타르의 국영 에너지회사가 15일 글로벌 ‘물류 동맥’ 홍해를 통과하는 LNG 운송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홍해를 둘러싸고 미국과 친(親)이란 예멘 반군 ‘후티’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조처다.

"카타르, LNG 홍해운송 일시 중단"
로이터통신은 이날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카타르에너지는 홍해 항로가 계속 안전하지 않다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노선으로 LNG를 운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으로, 세계 해운 물동량의 약 15%가 이곳을 지난다. 카타르에너지가 홍해 노선 운항을 일시 중단하면 수에즈 운하를 통한 유럽 국가로의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LSEG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주말 새 발이 묶인 카타르에너지 선박은 총 4척이다. 카타르의 라스라판 항구에서 LNG를 싣고 수에즈 운하로 향할 예정이었지만, 현재 오만 해안에 정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보안 조치를 받기 위해 잠시 멈춘 것”이라며 “홍해를 지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희망봉을 지나 아프리카 대륙으로 우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타르에너지는 LNG 생산은 계속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타르는 미국, 호주와 함께 세계 3대 LNG 수출국이다. BP 자료를 보면 카타르는 2021년 기준 한국(12%), 인도(11%), 중국(10%), 일본(10%) 순으로 LNG를 많이 수출했다.

홍해 노선을 둘러싼 서방 연합군과 후티 반군 간 긴장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에서 “14일 오후 4시45분쯤 홍해 남부에서 작전을 수행 중이던 미 구축함 라분호를 향해 후티 반군의 대함 순항 미사일 한 대가 발사돼 예멘 서부 호데이다 해안 부근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