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지난해 초부터 진행하던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작업을 중단했다. 인수 의사를 밝힌 현지 석유화학 기업 럭키코어인더스트리가 파키스탄의 불확실한 경제 상황 등을 이유로 난색을 보여서다.

롯데케미칼은 15일 “거래 상대방이 주식매매계약(SPA)에 규정된 권리를 행사해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월 파키스탄 법인 지분 75%를 럭키코어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매각 예정가는 1920억원이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이 법인을 147억원에 매입했었다.

파키스탄 법인은 합성섬유와 페트병의 중간 원료인 테레프탈산(PTA)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엔 중국 기업이 기초 유분 자급률을 크게 높이며 제품 가격이 하락해 ‘한계 사업’으로 분류됐다. 롯데케미칼은 기초 유분 대신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사정으로 거래를 마치기 위한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매각 계약이 최종 결렬됐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한 고도화 작업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