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바이오는 국내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의 맏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사상 최다와 역대 최대 금액의 기술수출이라는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바이오사관학교라고 불리는 LG화학(옛 LG생명과학)의 2대 연구소장 출신이다. 23년 동안 재직한 LG화학에서 퇴사한 이후 2006년 레고켐바이오를 창업했다.

ADC는 ‘유도미사일 항암제’로 불린다. 약효가 뛰어난 화학항암제를 항체에 붙여 암세포를 정확하게 찾아가게 한다. 유도탄처럼 정확하게 암세포를 찾아가 화학항암제를 투약하는 방식이어서 후유증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면역항암제에 이어 차세대 블록버스터 항암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ADC 업체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레고켐바이오가 보유한 ADC 핵심 기술은 ‘콘쥬올’이라는 링커 기술이다. 항체와 화학항암제를 잘 붙이는 것은 물론 암세포를 찾아가 항체와 화학항암제를 분리하는 것도 링커의 역할이다. 유도미사일 항암제의 정확도를 좌우하는 기술이다. 콘쥬올은 경쟁업체 ADC에 비해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고켐바이오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총 13건의 후보물질을 기술수출했다. 케미컬 후보물질 3건, ADC 원천 플랫폼 4건, ADC 신약 후보 파이프라인 6건 등 총 8조7000억원 규모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역대 최다 기술수출 기록이다.

국내 제약·바이오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도 올렸다. 지난달 26일 레고켐바이오는 미국 얀센에 신약 후보물질 LCB84를 17억2250만달러(약 2조24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LCB84의 미국 임상 1·2상은 레고켐바이오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얀센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향후 얀센이 단독 개발하기로 결정하면 레고켐바이오는 2억달러를 추가로 수령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