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엘앤에프가 지난해 224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4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280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는 등 ‘어닝 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받은 탓이다. 전기차 수요 부진과 이로 인한 리튬 가격 하락 등 업황 부진이 예상치를 뛰어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다른 2차전지 소재 기업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엘앤에프 '어닝 쇼크'…리튬값 하락·전기차 수요 둔화 탓
15일 엘앤에프는 지난해 4분기 280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잠정치를 공시했다. 1분기 404억원, 2분기 30억원, 3분기 148억원의 소폭 흑자를 기록한 데서 단번에 대규모 적자로 전환된 셈이다.

시장 예측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다. 당초 엘앤에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는 70억원이었다. 실제 실적과 2874억원 차이 난다. 배터리업계에서조차 컨센서스가 이 정도로 크게 빗나가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재고가 쌓이면서 4분기 대구 달성군 구지공장 가동률이 30%대까지 떨어졌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라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이번 발표는 예측치보다 훨씬 안 좋다”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테슬라 차량용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양극재를 제조해 LG에너지솔루션에 공급한다. 이번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은 리튬 가격이다. 양극재의 판매가는 리튬 가격에 연동한다. 양극재를 판매하는 시점이 특히 실적에 중요하다. 리튬 가격이 상승세일 때는 저렴하게 구매해 둔 리튬을 활용해 양극재를 만들 수 있다. 값싼 원재료로 비싸게 최종 상품을 판매할 수 있으니 실적은 우상향을 그리게 된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면 반대 상황이 펼쳐진다. 엘앤에프가 현재 이 같은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