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위기에도 유가 약보합…"공급 차질 제한적"[오늘의 유가]
미국 증시, '마틴 루서 킹의 날' 휴장
브렌트유 0.2% 소폭 하락
美 일부 지역, 극심한 한파로 석유 생산 차질


국제유가가 중동 위기 속에서도 소폭 하락했다. 중동 분쟁이 원유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있다는 분석이다.

15일(현지시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 브렌트유 3월물은 14센트(0.2%) 하락한 배럴당 78.15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는 이날 마틴 루서 킹의 날로 휴장하면서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에 대한 주요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WTI 가격은 동부시간 오후 3시13분 기준 18센트(0.3%)하락한 72.50달러에 움직였다.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모두 장초반 배럴당 1달러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중동 분쟁이 원유 생산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이어지면서다.
중동 위기에도 유가 약보합…"공급 차질 제한적"[오늘의 유가]
석유중개업체 PVM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중동 분쟁에도 석유 공급이 악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달러 강세도 유가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은 최근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반격을 시작했다. 후티 반군은 미군의 보복 공습에도 미국 회사 소유의 선박을 공격하면서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다수의 유조선 소유주들은 홍해를 피해 항로를 변경했다. 이번 분쟁으로 4척 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유조선이 발이 묶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5일 후티 반군 측은 미국 선박을 목표로 공격을 이어가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중동 지역 리스크는 커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석유 공급 손실은 없었다. 하지만 운송 중단으로 인해 유조선이 홍해를 우회하는 더 긴 항로를 이용하면서 3500만 배럴의 원유 공급이 지연되며 시장을 간접적으로 압박하고 있다고 씨티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산유국인 이란이 직접 개입한다면 국제유가는 더욱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미국과 후티 반군 간 홍해 갈등으로 WTI 가격은 장중 4% 이상 오른 배럴당 75.2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란이 더 큰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다시 하락하기도 했다.
사진=REUTERS
사진=REUTERS
ING 애널리스트들은 "아직 중동 지역에서 석유 공급이 줄어들지 않았다"며 "중동 지역 분쟁이 더 확대될수록 시장은 석유 공급 중단의 더 큰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캐나다는 추운 날씨로 인해 일부 석유 생산이 중단됐다. 미국 노스다코타 파이프라인 당국은 15일 극심한 한파로 노스다코타의 석유 생산량이 하루 40만~42만5000배럴 감소했다고 추산했다.

필 플린 프라이스퓨처스그룹 애널리스트는 "추운 날씨가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 추위가 곧 풀릴 것이라는 인식 때문에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 당국자가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경고하는 등 경제 상황도 여전히 다소 냉각하는 분위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5월부터 꾸준히 내림세를 보이다가 11월 2.4%에서 지난달 2.9%로 반등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