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격이 집값 끌어올린다?…부동산시장 혼란의 이유 [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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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닷컴 더 머니이스트
과거 전세가율 높고 전셋값 상승하면, 집값 올랐지만
최근 지역에 따라 다른 흐름 보여
과거 전세가율 높고 전셋값 상승하면, 집값 올랐지만
최근 지역에 따라 다른 흐름 보여
2024년 주택시장 또한 작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주택시장을 지배하는 가장 큰 변수인 금리인하가 빠른 시일 내에 적용되기 어렵고 경기부진 또한 우리 경제를 억누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매물이 늘고 거래가 부진한 주택시장에서 유일하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부분이 '전세가격'입니다. 올해 들어 매매가격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전세가격은 큰 변동이 없습니다.
이런 논란의 중심에는 '전세'라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특수한 주택임대차 관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경우 대출에 따르는 이자비용 마저도 부담할 필요가 없으니 수익률은 더욱 높아집니다. 물론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경우를 상정한 이야기입니다. 전세제도는 근본적으로 제도권 금융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생성된 일종의 사금융 제도입니다. 과거 주택 부족현상이 심하고 주택금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대에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금은 두가지 복합적인 성향을 가집니다. 자산이면서 또한 부채로서 성격입니다. 부동산경기가 호황일 때 전세금은 자산으로 성향을 보입니다. 집을 구입할 때 대출대신 전세를 활용하는 겁니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전세로 말미암아 가격상승이 더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부동산 경기가 불황일 때 전세금은 부채로서 성향을 보입니다. 계약기간 만료 후 이사를 희망할 때 집 주인은 우선적으로 전세금을 반환하기 보다는 새로운 세입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확보해 전달하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거나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세입자의 주거이동이 연쇄적으로 제약을 받아 전세분쟁이 급증하게 됩니다. 이른바 역전세난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세시장은 매매시장에 가격과 수요 측면에서 영향을 미칩니다. 가격측면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미쳐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매매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는 겁니다. 수요측면에서는 특정상황이 조성되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이전할 수 있는 겁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전세가율을 듭니다.
전세가율은 전세가격 대비 매매가격의 비율입니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매매가격으로 전환가능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그 기준점은 60~70%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작년 11월 전국 전세가율은 66.5%입니다. 7월이 저점(66.1%)이었고 최근 조금씩 오르는 중입니다. 하지만 지방과 수도권, 수도권 내에서도 주거선호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전세가율은 차이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이 낮고 주거선호지역은 더 낮습니다. 지방의 전세가율은 이미 70%가 넘어갔지만 아무도 이를 주택가격 상승의 전초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세가비율의 격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격보다는 수요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매매수요보다는 전세수요가 더 많은 지역입니다. 수도권은 아파트 가격상승의 가능성이 크니 매매수요가 상대적으로 많고, 지방은 반대이니 전세수요가 많아 전세가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매매가격이 꼭 오르지는 않습니다.
특히 최근 전세금의 상당부분이 과거와는 다르게 자기자본이 아닙니다. 1억~2억원의 전세가 흔했던 과거에는 이 자금이 대부분 자기자본이었습니다. 하지만 5억원이 훌쩍 넘는 지금은 타인자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에서 매매로 이동하는 수요가 50% 이상인 반면 월세에서 매매로 이동하는 수요는 10%가 안되던 과거의 경험칙이 이제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은 주택시장을 끌어올리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몇몇 지역에서는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가격 상승 또한 감지되고 있습니다.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가격이 더 많이 하락했던 2022년의 경우 주택시장은 초토화됐습니다. 따라서 매매시장이 어렵더라도 전세시장이 버텨주는 경우에는 주택시장 또한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신화처럼 여겨졌던 전세가격이 오른다면 매매가격 또한 오를 것이란 부동산시장의 관행은 이제는 그렇게 잘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지역에 따라 양극화되는 현상은 전세·매매시장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택시장의 변화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이런 논란의 중심에는 '전세'라는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특수한 주택임대차 관행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세를 안고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전세를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경우 대출에 따르는 이자비용 마저도 부담할 필요가 없으니 수익률은 더욱 높아집니다. 물론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경우를 상정한 이야기입니다. 전세제도는 근본적으로 제도권 금융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해 생성된 일종의 사금융 제도입니다. 과거 주택 부족현상이 심하고 주택금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시대에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전세금은 두가지 복합적인 성향을 가집니다. 자산이면서 또한 부채로서 성격입니다. 부동산경기가 호황일 때 전세금은 자산으로 성향을 보입니다. 집을 구입할 때 대출대신 전세를 활용하는 겁니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때 전세로 말미암아 가격상승이 더해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반대로 부동산 경기가 불황일 때 전세금은 부채로서 성향을 보입니다. 계약기간 만료 후 이사를 희망할 때 집 주인은 우선적으로 전세금을 반환하기 보다는 새로운 세입자로부터 전세보증금을 확보해 전달하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거나 전세가격이 하락하면 세입자의 주거이동이 연쇄적으로 제약을 받아 전세분쟁이 급증하게 됩니다. 이른바 역전세난이 발생하게 됩니다. 전세시장은 매매시장에 가격과 수요 측면에서 영향을 미칩니다. 가격측면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영향을 미쳐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매매가격이 상승하게 된다는 겁니다. 수요측면에서는 특정상황이 조성되면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이전할 수 있는 겁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 전세가율을 듭니다.
전세가율은 전세가격 대비 매매가격의 비율입니다. 전세가율이 높으면 매매가격으로 전환가능성이 커진다고 합니다. 그 기준점은 60~70%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의하면 작년 11월 전국 전세가율은 66.5%입니다. 7월이 저점(66.1%)이었고 최근 조금씩 오르는 중입니다. 하지만 지방과 수도권, 수도권 내에서도 주거선호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전세가율은 차이가 큽니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이 낮고 주거선호지역은 더 낮습니다. 지방의 전세가율은 이미 70%가 넘어갔지만 아무도 이를 주택가격 상승의 전초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세가비율의 격차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격보다는 수요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합니다.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은 매매수요보다는 전세수요가 더 많은 지역입니다. 수도권은 아파트 가격상승의 가능성이 크니 매매수요가 상대적으로 많고, 지방은 반대이니 전세수요가 많아 전세가율이 높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전세가격이 오른다고 매매가격이 꼭 오르지는 않습니다.
특히 최근 전세금의 상당부분이 과거와는 다르게 자기자본이 아닙니다. 1억~2억원의 전세가 흔했던 과거에는 이 자금이 대부분 자기자본이었습니다. 하지만 5억원이 훌쩍 넘는 지금은 타인자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에서 매매로 이동하는 수요가 50% 이상인 반면 월세에서 매매로 이동하는 수요는 10%가 안되던 과거의 경험칙이 이제는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전세가율이 높아지고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은 주택시장을 끌어올리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몇몇 지역에서는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가격 상승 또한 감지되고 있습니다. 매매가격이 하락하고 전세가격이 더 많이 하락했던 2022년의 경우 주택시장은 초토화됐습니다. 따라서 매매시장이 어렵더라도 전세시장이 버텨주는 경우에는 주택시장 또한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과거 신화처럼 여겨졌던 전세가격이 오른다면 매매가격 또한 오를 것이란 부동산시장의 관행은 이제는 그렇게 잘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지역에 따라 양극화되는 현상은 전세·매매시장에서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택시장의 변화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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