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반군 공격받은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사진=AFP.연합뉴스
후티 반군 공격받은 노르웨이 선적 유조선. /사진=AFP.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홍해 사태가 수출입물가에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파악했다.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아직은 영향이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16일 한은은 2023년 12월 수출입물가 동향을 발표한 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유성욱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브리핑에서 "홍해 문제가 수출입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물류 비용 등이 증가하고 있지만 물가 전체를 움직일 정도는 아직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유 팀장은 "(홍해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도 했다.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심화하면 수출입물가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수출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동반 하락했다. 12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32.46으로, 11월(134.75)보다 1.7% 내렸다.

전월 대비 수입물가지수 등락률을 보면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른 뒤 11월(-4.4%)부터 하락 전환됐다.

수입 물가 중 원재료는 광산품(-5.2%)을 중심으로 4.6% 하락했다. 중간재는 화학제품(-1.2%)과 석탄 및 석유제품(-1.4%) 등이 내리며 0.4% 하락했다.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각각 0.3%, 0.1% 내렸다.

세부 품목 중에는 옥수수(-7.3%), 원유(-7.9%), 제트유(-12.1%), 합성고무 원료인 부타디엔(-6.7%) 등의 하락 폭이 컸다. 지난해 12월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03원98전으로, 전월(1310원39전)보다 0.5% 하락했다. 이 환율 효과를 뺀 계약통화 기준 수입 물가는 전월보다 1.5% 떨어졌다.

12월 수출물가지수는 115.07로 11월(116.16)보다 0.9% 하락했다. 전월 대비 수출물가지수 등락률 역시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넉 달 연속 오른 뒤 11월(-3.5%)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품목별로 보면 농림수산품이 1.7% 상승한 반면에 공산품은 0.9% 하락했다. 공산품 중에서는 컴퓨터와 전자 및 광학기기(0.8%)가 올랐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6.0%), 화학제품(-1.5%) 등이 내렸다.

세부 품목 중에서는 플래시메모리가 11.8% 올랐고, 제트유가 10.0%, 화학 물질인 자일렌이 8.4% 각각 내렸다. 환율 효과를 제한한 계약통화 기준 수출 물가는 전월보다 0.7% 하락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8.2%, 수출물가지수는 7.9% 각각 내렸다. 이 중 수출물가지수 하락률은 지난 2006년(-8.2%) 이후 가장 컸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