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원부터 시작하는 '물방울 그림'… 새해 첫 미술품 경매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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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하는 사람이 맨처음 물건을 파는 일을 마수걸이라고 한다. 따로 단어까지 있는 건 그만큼 ‘첫 거래’가 상인에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수걸이가 좋으면 상인은 판매 기세를 올릴 수 있고, 그날의 매상이 넉넉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미술품 거래도 마찬가지다.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이 1월 ‘마수걸이 경매’에 나선다. 새해 첫 경매인 만큼 미술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두 경매사 모두 힘을 잔뜩 준 모양새다.
케이옥션은 오는 24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경매에서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 ‘온고지신’(1979)을 간판 작품으로 내세웠다. 가로 1.6m, 세로 1.95m의 대형 작품으로, 낙찰 추정가는 6억~10억원이다. 김창열의 경매 최고가 기록이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세운 1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상위 가격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도 체급이 만만찮다.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은 93점으로, 추정가 총액은 89억원 안팎이다. 이우환의 ‘조응’(6억7000만~7억5000만원), 박서보의 120호 색채 묘법 ‘묘법 No. 080612(5억8000만~8억원)’, 장욱진의 ‘나무와 새와 모자(2억~3억5000만 원)’ 등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유명 연작들이 출품됐다. 외국 작가 중에서는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3억9000만~8억원)’, 데미안 허스트의 ‘1,3-Dicaprin(1억~2억원)’, 알렉산더 칼더의 ‘Dolmens(1억2000만~2억5000만원)’ 등이 경매에 오른다.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은 24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 기간 전시장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일 운영된다. 서울옥션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작품 143점, 약 62억원 규모의 경매를 오직 채색 동양화가 박생광(1904~1985)과 박래현(1920~1976)의 작품으로만 채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매는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23일 열린다. 케이옥션 경매 하루 전이다.
채색화는 최근 몇 년 새 국내 미술계에서 재조명받고 있는 장르다. 단색화 이후 ‘한국 미술 대표 브랜드’는 채색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생광은 그런 채색화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그는 불상과 단청, 무당 등 토속적인 주제를 강렬한 오방색과 독창적인 조형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이름이 높다. 이번 경매에는 ‘무당’ 시리즈 등 81점이 나왔다. 최고가 작품은 ‘무당 12’(1984), ‘무속5’(1982)로, 각각 추정가는 2억~3억5000만원이다. 박래현도 채색화의 대표 작가 중 하나다. 한때 남편인 운보 김기창의 그늘에 가리기도 했지만, 오늘날 박래현은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작품들을 그려 채색화의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품작 중에서는 1956년 제8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른 아침‘(5억~6억5000만원)을 주목할 만하다.
출품작은 경매 당일인 2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3층과 5층, 6층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경매는 현장 참석자 없이 전화와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며, 서울옥션 홈페이지를 통해 과정이 생중계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사인 케이옥션과 서울옥션이 1월 ‘마수걸이 경매’에 나선다. 새해 첫 경매인 만큼 미술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두 경매사 모두 힘을 잔뜩 준 모양새다.
케이옥션은 오는 24일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여는 경매에서 김창열의 물방울 시리즈 ‘온고지신’(1979)을 간판 작품으로 내세웠다. 가로 1.6m, 세로 1.95m의 대형 작품으로, 낙찰 추정가는 6억~10억원이다. 김창열의 경매 최고가 기록이 2021년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 세운 14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그의 작품 중에서도 최상위 가격 작품이다. 다른 작품들도 체급이 만만찮다. 이번 경매에 나온 작품은 93점으로, 추정가 총액은 89억원 안팎이다. 이우환의 ‘조응’(6억7000만~7억5000만원), 박서보의 120호 색채 묘법 ‘묘법 No. 080612(5억8000만~8억원)’, 장욱진의 ‘나무와 새와 모자(2억~3억5000만 원)’ 등 한국 근현대미술 대표 작가들의 유명 연작들이 출품됐다. 외국 작가 중에서는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3억9000만~8억원)’, 데미안 허스트의 ‘1,3-Dicaprin(1억~2억원)’, 알렉산더 칼더의 ‘Dolmens(1억2000만~2억5000만원)’ 등이 경매에 오른다.
경매에 출품되는 작품은 24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 기간 전시장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일 운영된다. 서울옥션은 과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했다. 작품 143점, 약 62억원 규모의 경매를 오직 채색 동양화가 박생광(1904~1985)과 박래현(1920~1976)의 작품으로만 채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경매는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23일 열린다. 케이옥션 경매 하루 전이다.
채색화는 최근 몇 년 새 국내 미술계에서 재조명받고 있는 장르다. 단색화 이후 ‘한국 미술 대표 브랜드’는 채색화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생광은 그런 채색화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그는 불상과 단청, 무당 등 토속적인 주제를 강렬한 오방색과 독창적인 조형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이름이 높다. 이번 경매에는 ‘무당’ 시리즈 등 81점이 나왔다. 최고가 작품은 ‘무당 12’(1984), ‘무속5’(1982)로, 각각 추정가는 2억~3억5000만원이다. 박래현도 채색화의 대표 작가 중 하나다. 한때 남편인 운보 김기창의 그늘에 가리기도 했지만, 오늘날 박래현은 한국적이면서도 현대적인 작품들을 그려 채색화의 독보적인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출품작 중에서는 1956년 제8회 대한미술협회전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른 아침‘(5억~6억5000만원)을 주목할 만하다.
출품작은 경매 당일인 23일까지 서울옥션 강남센터 3층과 5층, 6층에서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경매는 현장 참석자 없이 전화와 온라인으로만 진행되며, 서울옥션 홈페이지를 통해 과정이 생중계된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