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주자 테슬라, 기존업체 자동화 강화 압박 모양새
"차 옵션 축소·공정 간소화가 비용 절감에 효과" 주장도
로봇으로 향하는 자동차 업체들…기술 진화·인건비 상승 반영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상승하는 인건비와 함께 진화하는 기술에 발맞춰 로봇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공장 자동화를 지속해 강화해온 자동차 회사들이 늘어나는 인건비 문제를 해결하고 더욱 정교한 기술의 활용을 위해 이런 접근법을 더욱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자동화를 공격적으로 추구하는 테슬라처럼 후발 주자들과의 경쟁으로 인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최근 업체들이 전미자동차노조(UAW)와 4년간 임금 25%를 인상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한 것도 조립 설비 자동화에 더 큰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하버 리절츠(Harbour Results)의 로리 하버 사장은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화로 전환해 오고 있지만,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이러한 기술의 채택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하버 사장은 "자동화는 미래다.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그렇다"라고 말했다.

포드의 재무 책임자인 존 롤러는 노조 측과의 합의에 따른 비용 증가분의 충당과 관련해 자동화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포드 차량의 복잡성을 개선하는 것 등 다른 내용들도 포함됐다.

GM도 생산성을 높이고 작업 환경을 더 안전하게 하도록 자동화 기술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과 UAW 간 합의는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다른 비노조 자동차 제조업체들에도 불똥이 튀었다.

우수 인력 확보에 따른 경쟁력 유지를 위해 덩달아 임금을 인상하게 된 것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은 로봇의 주요 소비자다.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은 2022년에 13만6천개의 새로운 산업용 로봇 유닛을 설치했는데, 이는 전자 산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테슬라의 경우 공장 로봇화의 선두 주자로 경쟁업체들도 뒤따르도록 압박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 경영진은 자동화 장비를 더 도입하는 것이 미래 모델 제작 비용 50% 절감이라는 목표 달성에 중요한 방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계획 중에 있는 새로운 수십 개의 배터리 및 전기차 공장이 첨단 기술 시스템을 더 광범위하게 적용할 기회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시설을 개조하는 것보다 새 시설에 로봇을 설치하는 게 더 쉽고 비용도 저렴하다.

자동차 제조업체들로서는 당장 현재 인력을 대체하는 대신 직원들이 퇴직하면 대신 투입하는 쪽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로봇과 자동화를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향후 10년 동안 자동차 산업의 자동화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질지에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고 WSJ은 전했다.

많은 전문가가 더 적은 수의 차량 옵션을 제공해 생산 공정을 간소화하는 것처럼 자동화와는 다른 전략이 더 큰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자동화로 생산성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로봇을 수리하거나 프로그래밍하는 데 따른 인력 보충으로 효과가 반감될 수 있으며, 때로는 시각적 판단이 필요한 정확한 업무나 장비를 민첩하게 조종하는 능력 면에서 인간이 뛰어나다는 주장도 편다.

이밖에 기존 공정에 처음으로 로봇을 추가하면 품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며, 새 기계로 기존 공장을 개조하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들 수 있어 기존 상태를 유지하는 게 더 매력적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