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해 역대 최대 근접…불법체류율은 16.9%
영주자격·국제협력 등 '외국인정책 기본계획' 차별성 주목
국내 외국인 251만명…전체 인구 4.9%로 '다문화사회' 목전(종합)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이후 4년 만에 최대인 약 251만명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체류 외국인 대비 미등록(불법체류) 외국인의 비율은 16.9%로 다소 감소했다.

◇ 인구 대비 외국인 비율 4.89%…본격적인 다문화 사회 앞둬
16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가 최근 공개한 '2023년 12월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체류 외국인은 250만7천584명으로, 전년보다는 11.7% 늘어났다.

이 수치는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4.89%에 해당한다.

역대 최다 외국인 수를 기록한 2019년(252만4천656명)보다 1만7천72명 적지만, 비율로는 2019년(4.86%)을 넘어선다.

통상 한 나라의 외국인 비율이 5%를 넘는 경우 다문화 사회로 본다는 것을 참고하면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한국이 이제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로의 진입을 앞둔 셈이다.

2021년 기준 총인구 대비 지방자치단체 외국인 주민 비율을 보면 충북 음성군(15.9%), 경기 안산시(14.2%), 전남 영암군(14.2%) 등 일부 지역에서는 10%를 넘어서기도 했다.

국내 외국인 251만명…전체 인구 4.9%로 '다문화사회' 목전(종합)
체류 외국인 수는 2016년 200만명, 2019년 252만명을 각각 돌파하다가 코로나19로 주춤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다시 증가 추세를 보여 외국인 300만명 시대도 머지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체류 외국인 250만여 명 중 90일 이상 장기체류하기 위해 당국에 등록하거나 거소 신고를 한 외국인은 188만1천921명(75.0%)이고, 단기체류자는 62만5663명(25.0%)이다.

국적별로는 중국(94만2천395명)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베트남(27만1천712명), 태국(20만2천121명), 미국(16만1천895명), 우즈베키스탄(8만7천698명) 등 순이었다.

불법체류 외국인 수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42만3천675명으로 나타났다.

다만 불법체류율은 2021년(19.9%)과 2022년(18.3%)보다 감소한 16.9%로 나타났다.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20년(15만3천361명)부터 최근 4년간 꾸준히 증가해 22만6천507명을 기록했다.

학위 과정 등 유학을 온 외국인이 15만2천94명, 한국어 등 연수를 위해 온 외국인이 7만4천413명이었다.

국내 외국인 251만명…전체 인구 4.9%로 '다문화사회' 목전(종합)
◇ 5년간 총 2조 3천701억원…외국인정책 기본계획 윤곽
정부는 지난달 27일 국무총리 주재로 외국인정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5년간 정책 방향을 나타내는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2023∼2027)을 확정했다.

과거 기본계획 수립 때와 달리 처음 국민참여단을 구성하고, 관계부처 간 논의 사항 등을 반영한 기본계획에는 이민자 유입·통합 정책을 체계화하고, 출입국·이민관리청 신설 등 범정부 이민정책 추진체계를 구축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경제 분야에 1조1천183억원(47.2%), 통합 분야에 1조992억원(46.4%) 등 5년간 총 2조 3천701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범정부 합동으로 마련한 150개의 세부 과제를 이행하기 위해 연도별 시행계획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4차 기본계획에서는 기존에 사용한 공식 용어를 '외국인정책'에서 '이민정책'으로 변경했다.

외국인의 유입과 체류, 사회통합,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대상과 분야를 포괄하는 형태로 정책의 정체성을 제시한 것이다.

정부는 또 국익에 도움이 되는 유학생 등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국가 성장의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학생 및 전문 인력이 영주 자격으로 편입할 수 있도록 체류자격 변경 및 영주 자격 경로를 개편할 방침이다.

이민정책 분야에서 국제개발 협력을 활용하겠다는 부분도 눈에 띈다.

정부는 한국과 아시아 지역 개발도상국 등 송출국의 개발·성장에 기여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해 한국과 이민자의 본국 간 상생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의 역할에 비해 이주단체 등 민간에서의 역할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과 5년간 불법체류자 수를 41만명에서 20만명으로 줄이겠다는 계획 등은 인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영희 이민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양한 유형의 이민자 지원 정책을 지원하는 민간 전달체계의 역할이 잘 담기지 않은 것이 아쉽다.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제에 따른 외국 인력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하면서 외국인 근로자 상담과 지원 등을 해온 전국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예산을 삭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시행계획 수립 과정에서 미비점들이 보완되고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